출장지에서의 궁상

2024. 1. 22. 13:25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궁상이 맞는 듯 싶다.

오랜만에 긴 출장이다. 2주라는 시간 동안 워크샵을 하는 출장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 혹은 6시까지 이어지는 회의의 연속이다. 출장자는 대략 스무명이나 된다. 

집에서 일요일 출발해서 그 다음주 토요일 도착하는 일정이니 정확하게 2주간의 출장이다. 

다들 커다란 수화물용 캐리어에 기내 캐리어를 하나씩 거기에 노트북 가방을 하나씩 메고 출장을 왔다. 나만 빼고 말이다. 나는 기내 캐리어 하나에 노트북 가방 하나다. 다른 사람은 캐리어가 두개인데 난 노트북이 두 개다. 개인용 노트북과 회사용 노트북 이렇게 말이다.

 

 

 

출장 비용에 대해서 실비를 지원해 주는 회사만 다니다가 왔기 때문에 난 옷 짐이 가볍게 다녔다. 

옷은 비싸더라도 출장이 길어지면 세탁서비스를 맡겨서 해결을 했다. 모두 실비로 지원이 되기 때문에 말이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하루에 일비라고 하는 정해진 금액을 주고, 거기서 알아서 비용을 사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호텔비와 택시비 혹은 렌트는 회사에서 모두 일괄 예약을 해 주고 모두 실비 지원이 된다. 그 이외에 세탁비용, 식대, 주말에 이동하는 교통비, 로밍비용은 모두 주어진 실비 내에서 사용을 하면 된다. 실비에서 벗어나면 개인 부담이다. 

 

그래서인지 모두들 출장 짐들이 많다.  내 짐을 보고서는 모두 놀라는 눈치다. 비행기 수화물이 문제를 일으켜 늦게 온 경우도 있었고, 짐이 많으면 아무래도 불편하기 때문에 난 가능하면 가볍게 다닌 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여분의 바지 한 벌, 셔츠 네벌을 챙겨 온 것이 전부다. 주말에 시간이 되면 코인세탁방을 가거나 정 안되면 세탁서비스를 맡길 요량이었다. 그런데 체크인하는 날 물어보니 인근에는 코인세탁방이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조그만 마을이다보니 그런듯 했다. 첫날은 다리미를 빌려 구겨진 셔츠와 바지를 다림질 했다. 

다른 친구들은 물어보니 직접 방에서 세탁을 한 모양이다. 그런데 호텔 화장실이란게 본격적으로 세탁을 하기엔 아무래도 불편하다. 세제도 없고 말이다. 

워크샵을 하는 회사에서 점심까지 주기 때문에 일비로 저녁만 해결하면 되었다. 혹시 모르겠다. 호텔 조식도 개인 부담일지는 말이다. 어쨌거나 일비로 주어지는 비용이 남기 때문에 세탁을 맡겼다. 그런데 웬걸, 셔츠 세 장과 속옷 세 벌을 맡겼고 셔츠는 다림질까지 부탁을 했는데 15유로 밖에 안 나온 것이다. 옷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 번은 더 세탁 서비스를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셔츠 대신 집에 돌아갈 때는 여분으로 챙겨온 티셔츠를 입으면 될 것 같다. 그러면 속옷만 좀 빨면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길고 긴 주말, 산책 나갔다 오고 일을 좀 하고 남는 시간에 속옷을 빨았다. 건조한 겨울의 독일에선 불과 세 시간이 안되어 다 말랐다. 

 

 

 

이왕 빨래를 한 김에 손수건도 빨았다. 

손수건은 말이다. 

세면대에서 빨아서 물을 짜지 않고 거울에 다음의 사진과 같이 붙여야 한다.  이쁜 사각형이 되게 잘 붙여야 한다. 원래는 기포가 있으면 안되는데 이번엔 귀찮아서 대충 했다. 

저렇게 붙여 놓으면 다 말라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다림질을 한 것 처럼 맨질맨질하다. 잘 접기만 하면 된다. 이게 생활의 제혜다. 

 

 

 

 

 

출장지에서의 주말은 이렇게 빨래로 마무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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