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첫날

2022. 8. 29. 20:38내 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고 있다. 사실 출발하기 직전까지도 차를 가지고 출근을 할까 대중교통을 이용할까를 고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 회사에서는 주차권을 사용할 수 있게 이전 팀장이 양해를 해 줬기 때문이다. 이전 회사와 새로 출근하는 회사가 옆 건물이라는 이유가 큰 몫을 했고 더구나 자매사 전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회사를 버리고 떠난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차를 가지고 출근할 수 있었음에도 대중 교통을 택했다. 혹시나 내 계정이 전 회사에세 이미 삭제 되었다면 주차증이 있어도 사용 못할 가능성이 있기도 했지만, 새 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속담이 생각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중 교통으로 출근하자는 선택은 잘 한 것 같다. 오랜만에 지하철에서 책도 읽고 이렇게 글도 쓰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새로운 경험은 항상 신선하다. 오늘 일어나게 될 일도 그렇겠다 싶다. 퇴사를 할 때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서류만 준비하라고 했던 인사팀이 있었는데 입사하는 곳에서는 서류 준비해라, 코로나 자가검사해서 결과를 문자로 조내라 부터 시작을 해서 오늘 오전 내내 나에게 시간을 할애해 줄 것이라 믿는다.

어떤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으시는 나를 끌어주신 분께는 필요한 부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곳에 알아서 배치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아직까지 내가 해야할 일을 정확하게 알지도 못한 채,출근을 하고 있다.

이전 회사와는 같은 그룹에 속해 있고 사업 아이템도 크게보면 같은 분야이기 때문에 업무적으로 연관성이 높다. 대신 가깝지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과 일을 시작해야한다. 작은 것부터 보면 아이디카드가 달라지고 사번이 달라지고 동료들이 바뀐다. 아니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이다.

좋아는 하지만 내 돈 주고는 잘 사먹지 않던 카푸치노를 스타벅스에서 한잔 사 들고 사무실로 향한다. 엊그제까지 다니던 친근한 건물을 지나쳐 새로운 곳으로 간다. 새롭지만 며칠 지나지 않음 이전과는 별반 다르지 않을 곳으로 말이다. 안내데스크에서 새로운 아이디카드를 받는다. 회사 이름만 다르고 모든 디자인이 같다. 뒷면에 사번도 다르다.

또 다름 시작이다. 며칠 동안은 적응하느라 피곤하겠지만 그러고 나면 일상이다. 하던대로 하자. 욕심내다간 탈난다.

화이팅!!!


하루 내내 새로운 업무 환경을 꾸미느라 정신없이 지냈다. 마스크를 쓴 동료들 얼굴을 익히기도 어려웠고 시스템에서 급여 통장 등록, 법인카드 신청,명함 신청 그리고 경력 입력 등 정말 오랜만에 해 보는 일들을 하느라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퇴근을 하고 싶었지만 신입 환영 번개가 생겼고 나와 또 다른 신입은 환영식 주인공이 되어 폭탄주를 열심히 넘겨야 했다.

업무에 파뭍히면 정신이 없을 듯 하여 빨리 업무 할당을 해 달라고 했다. 사람들이 좋다.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너무 큰 기대도 하지 말고 시랑도 하지 말자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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