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셔틀버스에서 운전 예찬론을?

2022. 9. 1. 12:41내 이야기

오랜만에 셔틀버스를 탔다. 어제 술한잔 했으니 차는 사무실에 있다. 셔틀버스 시간보다 항상 일찍 출근길에 오르는 터라 여기로 이사를 온 후, 자주 이용하지 않았었다. 코로나 유행 전에 탔었으니 2년만에 타보는 것 같다. 동네 사시는 오랫동안 못 뵙던 동료, 한때는 상사였던 분을 잠시 뵐 요량이었다.

출퇴근은 항상 자차를 이용했다. 집에서 사무실까지는 약 30km다. 그 중 거의 대부분이 자동차 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를 탄다. 집에서 6시 20분쯤 나오면 사무실에 7시가 조금 안되서 도착을 한다. 퇴근때 걸리는 시간은 그때 그때마다 다르다. 퇴근 시간에는 한시간 반이 걸리기도 하지만 조금 덜 막힌다 싶으면 한시간은 보통이다. 대중 교통 door to door가 한 시간이니 자차의 장점은 딱히 없다. 그래도 자차를 이용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운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핸들을 잡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이 안정된다고나 할까?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얼마 안되는 유일한 시간 중의 하나기 때문일꺼다. 집사람도 차를 써야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어감에도 출퇴근 전용차를 한대를 더 가지고 있는거다.

사실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리고 괜시리 내가 운전하는게 아니면 불안하다. 30년 가까이 운전을 해 오면서 속도위반 딱지를 한 번 떼지 않는다는 것으로 내 운전 스타일을 얘기하면 맞겠다. 그렇다고 속도 위반을 아얘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조심스럽다. 가끔 욱하는 성질 때문에 입에 걸래를 물기도 하지만 나름 양호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건 그렇고 업무 시간이 남들보다 이른 7시에 시작을 하는거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 일찍 퇴근하는 장점도 있다. 이게 다 잠이 별로 없는 탓이다. 이젠 회사를 옮겼으니 패턴을 조금 바꿔보려고 한다. 아침에 회사 휘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옷도 주고 샤워시설도 있으니 운동화면 준비하면 된다. 그 많은 양복 바지가 허리 때문에 입지 못하는데 이참에 뱃살을 빼 보려고 한다.

셔틀버스 맨 앞에 앉은 것은 잘못이었다. 올림픽대로에서 이 큰 45인승 버스가 칼질을 하고 다닌다. 불안스럽다. 이래서 남이 운전하는 차를 타는게 싫다. 한편으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일찍 출근을 하면 책을 읽을 시간도 있어 좋겠다 싶다가도 운전대 잡는게 좋다. 길어야 하루에 두 시간, 그 시간도 아까워 동영상 강의를 틀어 놓고 음성만 듣기도 하고 오디오북을 듣기도 하지만 그래도 운전대를 잡고 있는 시간이 좋다.

내 차는 소형 디젤차이고 수동이다. 요즘 사람들은 줘도 운전을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수동이라 가끔 대리 운전을 부를 때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운전하는 맛은 수동이 최고다. 연비도 18km/L 정도가 나와서 나름 경제적이다. 15만km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쌩쌩하다. 가끔은 중형으로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경제성을 생각하면 이 차를 버릴 수 없다.
자차를 가지고 출퇴근을 하는 또 다른 장점은 스트레스 받을 때, 내 맘대로 소리지르고 노래도 따라 부를 수 있다. 나만의 공간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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