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 21:01ㆍ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이렇게 꼬마일 때가 엊그제 같은데 오늘 처음으로 면접이라는 것을 보고 왔다. 며칠 동안 얼마나 긴장을 했었는지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오래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귀엽기도 하고 조만간 사회 생활을 시작하겠거니 생각을 하니 한편 대견하기도 하다.
며칠 전에 프랑스에 본사를 둔 한 회사에서 연락왔다고 했다. 인사부에서 전화를 한 것이 전화 면접이라는 것도 몰랐다고 했다. 그리고 통화 말미에 대면 면접을 보게되면 이메일을 주겠노라고 했다고 한다. 딸은 면접 날짜와 시간이 잡힌 것도 아닌데 그때부터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면접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면접때 입고갈 옷 걱정부터 했다. 벌써 이렇게 컸구나 하는 생각에 대견했다. 부모 입장에서야 자식은 커도 애 같다고 하는데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면접을 보러 간다고 하니 '아니 벌써' 하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다행히 면접 날짜는 전화를 받은 날로부터 이틀 후인 오늘로 잡혔다. 그래서 어제는 엄마와 부랴부랴 옷을 사러 다녀왔단다.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오니 벌써 면접보는 회사의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다. 나도 회사 생활을 25년 했으니 중간에 회사를 옮긴다고 면접을 수 없이 보기도 했고 면접관으로 면접에 참석한 경험도 꽤 있어 여러가지 조언을 해 주고 싶었다. 딸은 3개국어를 하니 그 점을 어필하라고 했고 여러가지 아르바이트 경험을 이야기 하라고도 했고 영자신문사 편집장 경력도 이야기 하라고 했다. 경험 뿐만 아니라 지금은 휴학 중인데 휴학 동안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언제까지 휴학을 할 것인지, 그 기간 동안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을 정리해 두라고 했다. 내가 면접관이라면 어떤 것을 물어볼 것인가 생각이 나는 대로 알려주기도 했다.
면접 당일인 오늘, 면접은 2시40분 시작이고 집에서 회사까지는 차로 20여분 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재택 근무 중이라 자리를 비우면 안되지만, 오늘은 잠시 땡땡이를 치기로 했다. 너무 긴장을 하고 떨고 있어서 혼자 가도록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회사 입구에 내려주고 돌아오는데 내가 대신 해 줄 수 없음에 조금은 안쓰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번에 합격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합격을 한다고 해도 불합격을 한다고 해도 이번 면접이 마지막은 아닐꺼다. 살다보면 회사를 옮길 기회를 찾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에 이제 나서기 시작하는 딸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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