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를 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서울 중구의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지난 주말 토요일은 장마의 시작이었다. 예년보다 2 ~ 3주 늦게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림에도 불구하고 중학생인 둘째와 셋째 초등학생의 교육 문제로 목동엘 다녀왔다. 지금 사는 곳은 나의 유년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고 서울 중심지이기도 하고, 또한 대중교통이 편해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곳이다. 하지만 교육에 있어서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 엄마가 주변에서 듣는 얘기에 따르면 좀 공부를 한다 싶은 아이는 강남으로 학원을 다니던가 중학생 쯤 되면 이사를 간다고 한다. 그래서 집사람과 고민을 많이 했더랬다. 결국 답은 이사를 가는 것이었다.
후보지는 이사오기 전에 잠시 살았던 대치동, 교육 1번지인 강남 대치동과 목동이 후보지로 정해졌다. 집값, 전셋값에 대한 걱정은 나중에 하기로 했다. 우선 시장 조사를 해 보자는 마음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사무실 위치를 생각하면 대치동은 너무 멀었기에 우선은 목동으로 알아보기로 하고 온 가족이 함께 목동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동생이 살고 있는 목동의 한 오피스텔을 목적지로 했다.
우리 가족은 딸 둘, 아들 하나가 있어 모두 다섯이다. 그래서 방은 4개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이들 공부를 위해 거실에 TV를 없앤터라 3개가 있어도 괜찮다. 막연하게 목동으로 이사를 오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부동산을 들리게 되었다. 두 곳을 알아봤는데 목동의 중심가는 12억, 외각은 9억 정도에 방 세개짜리 전세가가 형성이 되어 있었다. 매매 추세를 물어보니 매매 뿐만 아니라 전세도 오르는 추세라고 한다. 전세대금이 부족한 부분은 월세로 메꿀 수 있다는 친절한 안내도 받았다. 전세가격이 높아지니 반전세도 많아지는 추세인 듯 싶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는 나와 집사람은 별로 말이 없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런지 어려운 결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서로 고민만 하고 있었다. 집을 팔면 시세 자체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전세로 가야한다. 무주택자가 되면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집을 팔아야 하는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소한 내가 살 집은 하나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나의 깡통 철학에 반하기 때문에 난 그냥 머물러 있는 쪽으로 어느 정도 생각이 기울 수 밖에 없었다. 집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아이 셋을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한 애들한테 방 하나씩은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40평형대에 살다가 30평대로 줄여가는 것은 쉽지 않은게 쉽지는 않을꺼다. 살림살이가 별로 없다고 해도 말이다.
그럼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사는 이곳처럼 아파트 가격이 조금 낮은 지역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가격이 보다 높은 곳으로 이사를 한다면 말이다. 까 놓고 얘기해서 아파트 가격의 형성이 결국 서울 사는 사람들을 계층으로 나눠놓고 있다. 이렇게 나뉜 계층에서 목동이나 강남으로 가는 것은 윗 계층으로 계층간 이동을 해야하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나는 월급을 모아서는 뛰어가는 아파트 값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결국 계층 이동은 상속이라도 받던가 복권에 당첨 되는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집이 있는 나 같은 사람도 어려운데 아직까지 무주택자인 사람들은 더 힘들지 않겠나 싶다. 그럼 어떻게든 돈을 모을 것이다. 적금을 들고 동학개미 운동 같이 주식에도 손을 댈 것이다. 그래서 어찌어찌 시드 머니, 종잣돈을 만들어 손에 쥐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라면 갭투자에 나설 것 같다. 아파트를 전세끼고 사기에 어렵다면 빌라라도 잘 알아볼꺼다. 1가구 2주택이 되더라도 아직까지는 부동산의 상승율을 따라잡을 놈은 없었다. 우리나라는 갭 투자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에 집 값은 올라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울을 제외한 대도시에 사람들이 떠나는 동네들이 늘어난다고는 하지만 서울은 아니다. 너도 나도 서울로 들어오고 싶어한다. 설사 귀농을 한다고 하더라도 집은 서울에 둔 채 전세를 놓거나 능력이 되면 월세를 놓고 귀농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물론 최근 집값은 올라도 너무 올랐다. 무주택자가 가장 큰 상실감을 가질 것이고 1주택자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으나 앞서 살펴본 내 상황처럼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내가 사는 아파트만 해도 이사온지 3년여 밖에 되지 않았는데 70% 정도 상승을 했으니 더 말해서 뭣하겠는가. 그래서 난 세금을 더 내는 한이 있더라도 능력이 된다면 부동산에 투자를 할 것 같다. 능력이 안되서 투자를 더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안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떨어질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고 하니 조정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집값이 2~3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고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던 지방에서 그 피해는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한편 집 값은 올라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그 수준은 물가 인상 수준 정도가 적당하지 않겠나 싶다.
집값 안정 얘기를 잠시 해 보자. 물론 나는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부동산 불패를 배워왔던 세대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어떻게 부동산 투자로 쉽게 돈을 버는 사람들이 나타났을까? 그건 갭투자 때문이다. 집값 만큼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집값과 전세값의 차이 만큼만 돈을 가지고 있으면 집값 만큼을 투자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갭투자 때문이다. 전에는 대출을 받을 때, 집 값 기준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손에 돈을 쥐지 않고서도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의 시세는 3년 전에 7억대로 매물이 나왔었고 전세는 5억 정도에 형성이 되어 있었다. 그럼 2억 정도를 투자하면 갭 투자를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공급을 확대한다고 서울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너무 공급이 늘어나면 지방 도시들이 죽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까? 물론 너무 극단적인 얘기긴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세제도를 없애는 것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쉬운일은 아니다.
하나씩 따져보기 전에 내가 파리에 살았던 시절을 잠시 떠올려보면 다음과 같았다. 주재원으로 살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전액 지원을 받았고 한국서 살던 집과 유사한 크기로 월세를 살았다. 파리의 16구라는 곳으로 한국으로 얘기하면 강남 정도 되는 곳이었다. 평수는 40평 정도 되었고 방은 3개였다. 월세는 한화로 450만원이었고 관리비 등은 별도였다. 월세를 살기 위해서는 내가 살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취업을 할 때 처럼 재직증명서 등을 포함해서 내가 월세를 낼 수 있다는 증명을 해야 했다. 그리고 보증금은 월세의 3배 그러니까 1350만원을 내면 되었다. 매년 월세는 물가 인상분 만큼 올랐고 만4년을 살면서 마지막에 냈던 금액은 대략 월 500만원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전세를 없앤다면 어떨까? 당장 전세를 살고 있는 사람은 월세로 전환을 해야 하는데 요즘은 1억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 30만원 정도라고 하니 5억 전세에 사는 사람은 월 150만원을 월세로 내야 하는 것이다. 5억 보증금을 농협이나 새마을금고 같은데 넣어두면 많이 주는데는 2.5% 정도까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럼 대략 125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여기서 16.5%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나면 약 천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물론 투자를 어떻게하느냐에 따라서 그 수익은 더 커질 수 있고 제1금융권만을 고집한다면 수익은 더 적어질 것이다. 천만원을 열 두 달로 나누면 83만원이다. 따라서 월세는 150 - 83으로 67만원 정도가 된다.
이 계산은 전월세 전환율을 기준으로 해 봤는데 작년까지는 기준금리 + 3% 였는데 작년 9월에 정부에서 기준금리 + 2%로 변경 했다고 한다. 그런데 부동산에서는 1억에 30만원이라는 얘기를 들어 그걸 기반으로 계산을 해 봤다. 앞서 계산한 방식이라면 전세 10억을 월세로 변환을 하면 월세는 300만원, 이자 수익은 2100만원으로 열 두달로 나누면 175만원으로 월세는 125만원이 된다. 일반 가정 기준으로보면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금액이긴 하지만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그 갭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투자를 어떻게 하느냐의 방법보다 집 값이 하향 안정될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아닐까 싶다. 솔찍히 돈 많은 놈들이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갭으로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집을 내 놔야 한다. 당장 전세자금을 돌려줘야 하니 말이다. 20% 정도 집 값이 조정되고 전세도 조정이 된다면 위의 월세에서 각각 20% 정도의 월세가 줄게 될 것이다. 다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전세 10억이 집값 조정 후에는 8억으로 이를 월세로 환산하고 전세자금 10억을 2.5% 적금에 넣어 둔다면 매월 월세는 100만원이 되는 것이다.
전세가 없어진다면 집값 조정은 최소 20% 이상 되지 않을까?
내가 경험한 해외의 사례와 한국을 비교한 단순한 방식의 계산이었지만 집 값을 잡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문제점이 없진 않겠지만 지금같이 땜빵식 대응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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