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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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출장
'내 곁에만 머물러요. 떠나면 안되요' 이문세의 노래가 이어폰에서 흘러 나온다. 정말 오랜만에 타는 국내선 비행기다. 비행기는 거의 유럽쪽을 오고가거나 혹은 가끔 중국을 드나들 때나 탔었는데 이번은 조금은 뜬금 없는 광주 출장이다. 불과 한달이 안된 신입은 저 뒷편에 타고 있다. 마일리지 덕분인지 최저가 티켓을 구입했음에도 맨 앞자리에 앉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맨 앞자리에 앉다보니 활주로를 달리는 중에 승무원과 눈이 마주쳤다. ''조문주' 눈이 예쁜 아가씨다. 마스크를 써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마스크 너머 큰 눈이 예뻐보인다. 9시 5분 출발인 우리 비행기는 9시 3분에 모든 승객이 탑승했다. 프레스티지 좌석도 없이 모두 이코노미석이다. 해외출장을 많이 다녔었던 나는 마일리지가 높은 덕에 맨 먼저 탑승..
2023.01.09 -
18. 처세술
먹고 사는 문제, 특히 나 같은 직장인들에게 먹고 사는 문제는 처세술하고도 관련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높은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벌써부터 머릿속에는 20년 전에 사원때 부터 조금전에 일어났던 일까지 여러가지가 스쳐지나간다. 오늘 아침일이다. 평상시와 같이 새벽같이 사무실에 도착을 했다. 평상시는 내가 일등으로 불을 켜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마찬가지, 그런데 우리 비지니스 유닛의 대빵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게 아닌가? 노크를 하고 아침 인사를 할 수도 있었지만 다른 업무가 있어 일찍 출근하셨을 것으로 생각되어 카톡으로 '즐거운 하루 되세요. 일찍 출근하셨네요 ^^' 라고 문자를 남겼다. 혹시나 찾으실까 하고 운동을 하러 휘트니스로 내려가야 함에..
2022.10.05 -
17. 셔틀버스에서 운전 예찬론을?
오랜만에 셔틀버스를 탔다. 어제 술한잔 했으니 차는 사무실에 있다. 셔틀버스 시간보다 항상 일찍 출근길에 오르는 터라 여기로 이사를 온 후, 자주 이용하지 않았었다. 코로나 유행 전에 탔었으니 2년만에 타보는 것 같다. 동네 사시는 오랫동안 못 뵙던 동료, 한때는 상사였던 분을 잠시 뵐 요량이었다. 출퇴근은 항상 자차를 이용했다. 집에서 사무실까지는 약 30km다. 그 중 거의 대부분이 자동차 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를 탄다. 집에서 6시 20분쯤 나오면 사무실에 7시가 조금 안되서 도착을 한다. 퇴근때 걸리는 시간은 그때 그때마다 다르다. 퇴근 시간에는 한시간 반이 걸리기도 하지만 조금 덜 막힌다 싶으면 한시간은 보통이다. 대중 교통 door to door가 한 시간이니 자차의 장점은 딱히 없다. 그래도 ..
2022.09.01 -
16. 그대 둘을 위해
회사 적을 옮긴지 이틀만에 전 직장에 다니던 친한 두 분과 한잔 하고 퇴근을 하고 있다. 업무적으로 끈끈하게 연결돼 있던 시간은 정말로 극히 짧지만 동병상련이라고 해야할까? 회사를 위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두 분을 만나 너무나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냈다. 마신 술은 많지만 취하지 않을 정도로 오늘은 기분이 아주 좋은 하루다. 이런 두 명의 인재들이 회사에 많다면 지금보다 훨 좋은 결과를 내고 있을텐데 하는 생각은 사족이다. 그냥 얼굴만 보고 있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직급 높은 사람이어도 상관없다. 코드가 맞아 성과를 극대화 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놓치고 싶지 않은 인연이다. 그 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들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언젠간 같이 했으면 ..
2022.08.30 -
15. 첫날
정말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고 있다. 사실 출발하기 직전까지도 차를 가지고 출근을 할까 대중교통을 이용할까를 고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 회사에서는 주차권을 사용할 수 있게 이전 팀장이 양해를 해 줬기 때문이다. 이전 회사와 새로 출근하는 회사가 옆 건물이라는 이유가 큰 몫을 했고 더구나 자매사 전출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회사를 버리고 떠난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차를 가지고 출근할 수 있었음에도 대중 교통을 택했다. 혹시나 내 계정이 전 회사에세 이미 삭제 되었다면 주차증이 있어도 사용 못할 가능성이 있기도 했지만, 새 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속담이 생각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대중 교통으로 출근하자는 선택은 잘 한 것 같다. 오랜만에 지하철에서 책..
2022.08.29 -
14. 전근
나이를 먹었다고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언제부턴가 몸에서 하나 둘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안경 너머로 스마트폰 글자가 잘 안보여 안경을 올리고 스마트폰을 보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손톱을 깎는데 돋보기가 있어야 수월했다. 몸에 변화가 오면서 내 나이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만으로도 반백년을 살았고 큰애는 1년 휴학을 하고도 올해 대학교 4학년으로 취업을 앞두고 있다. 이젠 2학기가 되니 내가 다니는 회사에 이력서라도 내 볼 요량으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써 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만큼 나이를 먹긴 했다. 같은 일을 하는 후배 여사원이 88년 생이라고 한다. 마냥 어리게만 생각했는데 30대 중반이라고 한다. 나이를 먹으니 회사에서의 대우도 전만 같지 않다. 수 년 동안 받아..
2022.07.23 -
13. 꾸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해
매년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일이다. 회사에서 지정한 건강검진을 받는 곳은 여러 검진센터와 병원이 있다. 처음엔 이름 있는 큰 병원에서 받다가 검사항목이 더 있는 검진센터로 옮겼다. 그러다 한 곳에서 계속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는 누군가의 조언에 따라서 사무실 근처에서 검진을 받기 시작한게 벌써 10여년 가까이 한 곳에서 검진을 받고 있다. 오늘은 건강검진일, 오전 7시 30분 부터 검진이 시작이라 7시 10분쯤 도착했는데 벌써 대기자가 많다. 지난해 가족들 중에서는 여기 저기 아픈데가 있어서 많은 걱정을 하면서 병원을 다녔었다. 집사람은 암투병 만 3년차로 2년만 잘 버티면 완치 판정을 받는다. 크지 않은 심각하지 않은 부작용이나 갑작스런 컨디션 난조를 겪기도 하지만 꾸준히 관리하고 있고 잊지 않도 병..
2022.07.22 -
12. 내 회사라는 '주인정신'
제품의 리뷰를 보고 물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나처럼 뭔가를 구입할 때 이것저것 따져보고 비교하는 스타일은 유튜브나 블로그 같이 리뷰를 한 내용을 많이 찾아본다. 사람들이 이렇다보니 유명 블로거에게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좋은 내용의 리뷰를 요청하는 일들이 꽤 있다고 알려져있다. 그래서 내돈내산 리뷰를 찾아본다. 내 돈 내고 내가 산 제품이란 의미다. 제품하나 살때도 그런데 직장생활은 어떨까? 회사들도 평점으로 평가를 받는다. 일부 채용사이트에서도 평점을 주기도 하지만 요즘 자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블라인드 앱이다. 우리회사의 평점은 너무나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5점 만점에 2점이 채 되지 않는다. 회사에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이트에 몇 번 들고나서 든 생각은 난 참말로 애사심..
2022.05.23 -
11. 다양한 사람을 겪다
살다보면 별의 별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한사람 한사람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란게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하게 되는 것 같다. 살아보니 문득 문득 생각나는게 그렇다. 하지만 기억하기 싫어도 자꾸 생각나는 사람은 나중에 정리하도록 하고 이번엔 기분 좋았던 사람들을 기억해 보도록 하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도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을 해 보려고 한다. 좋아하고 자주 만나는 고등학교 동기나 대학 동기들은 빼고 직장 생활에서만 추려보면 얼마나 될까? 자주 연락을 못해서 미안하기는 한데 참 좋은 사람들을 이 회사에서 많이 만났다. 그것고 입사를 했을 당시 같은 팀원들이다. 이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한 것이 200..
2022.04.06 -
10. 의전1 - 파리의 택시기사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와서는 새롭게 해 보는 일들이 참으로 많았다. 그 중에서도 얘깃거리가 될만한 것 중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의전이란게 아닐까 생각한다. 해외에 나가면 해야 할 일의 목록에 있을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던 일이었다. 의전을 받는다고 하면 상당히 대접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의전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어려운 일이다. 어떤 분을 의전하느냐에 따라서 긴장의 정도는 많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의전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구시대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 동감을 하는 편이다. 의전이란게 상명하복이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유산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선배들의 의전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했던 의전은 의전도 아닌 듯 하기도 하다. 아마도 우리 ..
2022.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