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가 유행, 필름 사진

2022. 4. 10. 20:08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한때 흑백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 스스로 현상까지 했던 기억이 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디지털 카메라를 접고 필름만을 1년 동안 고집했던 시기였다. 자가 현상을 하고 스캔을 해서 포토샵에서 역상을 주면 되었다. 하지만 애들이 어렸기 때문에 움직이는 아이들을 찍는 것이 어려워 다시 디지털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렇다고 필름을 잊은 것은 아니다. 항상 제습함에 필름 카메라가 흑백 필름이 장전된 상태로 있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생각이 나면 가방 한켠에 50mm 단렌즈와 함께 챙겨 나간다. 자가현상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슬라이드 필름의 색감이 주는 감동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놈은 디지털 카메라를 사준다고 해도 필름 카메라를 좋아한다.
자동 필름 카메라를 ......
그래서 원하는 카메라를 옥션이나 중고시장에서 찾아 사 주기도 했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바로 바로 확인할 수도 없고 사진을 보려면 돈을 내고 인화가 되기까지 한 참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참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애가 유별나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큰 애가 필름을 맡기러 같이 가자고 해서 찾은 현상소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필름 수급이 안되다 보니 컬러 필름은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필름 수급이 어렵다는게 이유라고 한다. 어렵게 찾은 곳에서는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필름이 한정이 되어 있었다. 비싸기도 많이 비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름 사진이 인기가 있는게 아이러니 하기도 했다.

 

허름한 빌딩 3층에 자리 잡은 현상소에는 젊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었고, 젊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필름이 담긴 노란색 좋이 봉투에 손글씨가 나름 정겹게 느껴졌다. 사진은 레트로로 가지만 필름을 현상하고 스캔해서 보내주는 방식은 카톡이었다. 필름을 맡긴게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었는데 당일날 스캔까지 해서 보내 준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받아 보고 싶은 사람들 마음을 잘 읽은 것 같다. 편하기도 하고 ......

 

충무로에 자가현상소도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어서 큰놈에게 물어보니 없어진지가 꽤 되었단다. 한번 가 볼까 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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