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쎄시봉] 사랑하는 사람들은 늙지 않는다

2021. 2. 27. 14:03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조용한 토요일이다. 누군가의 방해도 받지 않는 시간이었기에 영화 '쎄시봉'을 봤다.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이장희가 내 뱉은 한 마디

 

             "사랑하는 사람들은 늙지 않는다"

 

라는 말이 갑자기 가슴으로 밀고 들어왔다.

 

 

사실 난 쎄시봉 시대는 아니다. 다만 고등학생 시절 트윈폴리오를 좋아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몇 번이나 보고, 또 보게 된게 아닐까?

실존 인물이면서 애 늙은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내가 좋아했던 가수들, 윤형주 역에는 강하늘, 송창식 역에는 조복래, 그리고 이장희 역에는 어린 시절은 진구가 나이든 모습은 장현성이 맡았다. 

 

원래 듀엣이었던 트윈폴리오를 정우가 맡은 오근태와 한효주와 김희애가 맡은 민자영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키며 원래는 트리오였다는 픽션을 가미해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자영에게 자신이 만든 곡이라며 이장희가 만든 곡을 불러주는 근태의 모습을 보면서 대학 다닐때 기타를 배우고,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를 할 시절에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줬던 기억이 생각나기도 했다. 마이마이로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익이라는 노래 뿐만 아니라 테잎을 사서 듣기도 했었고 기타를 배우고 난 후에는 트윈 폴리오와 이장희의 노래들을 자주 불렀던 기억이 있다. 물론 주로 내가 부르던 곡은 아니었다. 우리 세대는 김광석이었다. 

 

영화는 윤형주, 송창식, 오근태의 만남과 쎄시봉에 대해서 향수를 일으키는 이야기로 전개가 되고 근태와 자영이 연인관계로 발전을 한다.

그러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근태와 헤어질 마음을 먹은 자영이 웨딩케익이라는 곡을 번안해 불러달라고 근태에게 부탁을 한다. 그리고나서 자영이 배우로의 데뷔를 했고 쎄시봉에서 프로포즈를 받는 장면을 근태가 보게 된다. 프로포즈를 목격한 다음날은 쎄시봉 트리오의 생방송 데뷔의 날이었다. 하지만 자영이 프로포즈를 받게 된 것을 목격한 근태는 생방송을 펑크내고 갑작스레 쎄시봉 트리오에서 트윈폴리오라는 이름으로 윤형주와 송창식이 데뷔를 한다. 데뷔를 하고 난 다음에는 역시나 대박을 터뜨린다. 

 

 

그런데 당시 포크가수들을 못 마땅하게 여긴 정부에 의해 대마초 사범으로 구속을 시키고자 하는 계략에 근태가 연루가 된다. 군복무 중이던 근태는 처음에는 친구들을 옹호하지만 자영을 구속 대상에서 빼 주는 것을 조건으로 거짓 자백을 하기에 이른다. 트윈폴리오는 해체가 되었고 근태는 연락을 끊고 살게 된다. 세월이 흐른 후에 오해는 풀리게 되지만 말이다.

 

이 영화를 더 재미있게 보게 된 것은 명곡들의 탄생 비화를 재미있게 그렸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민자영이 웨딩 케익이라는 노래를 번안해 불러달라고 근태에게 부탁을 하고 그걸 알아챈 이장희가 웨딩케익이라는 노래를 선곡해 쎄시봉 사장에게 건넨다. 물론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지만 그렇게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번안을 위해 고민하다 잠시 잠이든 쎄시봉 사장 대신에 민자영이 작사를 하고 떠난다는 이야기가 후반부에 나온다.

 

이 영화를 보고난 나에겐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트윈 폴리오의 "웨딩 케익"이라는 노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들의 좋은 노래는 셀 수도 없이 많지만 말이다. 

 

아직도 내 핸드폰에는 20여년 전에 받아 놓은 3~4MB짜리 MP3 파일들이 꽤나 많이 있다. 오늘은 한 동안 저장만 해 놓고 듣지 않던 노래들을 다시 살펴봐야겠다. 트윈폴리오의 숭어, 어제 내린 비 이장희의 이젠 잊기로해요. 편지, 한잔의 추억, 휘파람을 부세요 그리고 그건 너 라는 곡이 생각이 난다. 

 

 

반응형

'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정 청구] 연말정산에서 공제 서류를 잊었다면  (0) 2021.03.04
겨울비가 옵니다  (0) 2021.03.01
정기 적금 가입하기  (0) 2021.02.15
나의 애마들  (0) 2021.02.08
손안의 도서관  (0) 2021.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