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 우육면

2024. 9. 7. 14:21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블로그에 식당을 얘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대만의 식당 소개 말이다. 오늘 아침엔 가족들과 우육면(牛肉麵)을 먹으러 다녀왔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뉴러우몐'이라고 찾아지고 내 기준으로는 요로몐으로 들린다. 대만에 와서 산지가 어언 10개월이 지났으니 우육면을 먹어보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처음 우육면을 맛본것은 타이페이에서였다. 용캉 우육면이란다. 우리식 발음으로는 영강이다. 이 글을 쓰면서 용캉으로 검색을 해 보니 타이완 10대 우육면 집에 뽑혔다고 했다. 한국 면허증을 대만 면허증으로 바꾸기 위해서 타이페이에 들렀다가 여기 직원의 안내로 들렸다. 한국사람들의 말소리도 들리는 것으로 봐서는 꽤나 유명한 집인가보다고 생각했다. 그다지 배가 고픈 상황도 아니었고 이곳 대만 음식이 입에 잘 맞는 것 같지도 않아서 작은 것을 주문했다. 280원이다. 큰 것은 320원이다. 환율 42원으로 환산을 하면 대략 1만 2천원 전후가 되는 것 같다. 이게 비싼 것인줄은 몰랐다. 처음 맛 본 우육면, 나에겐 소고기 간장 국수라는 것이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여기 식당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물도 안주고, 별도로 반찬도 사 먹어야 한다. 우리는 그냥 달랑 국수만 먹고 나왔는데 솔직히 그냥 그랬다. 그냥 간장 쇠고기 국수 그 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 맛이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여기가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싶었다. 최소한 구글맵에 나온 평점은 좋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가사는 곳에서 처음 먹어 본 것은 춘수당이라는 곳이었다. 우육면 보다는 유명한 찻집이라고 했다. 한국인 동료가 나를 위해서 중고차를 보러 같이 갔다가 안내를 해 준 곳이었다. 선불인줄 몰라서 내가 대접을 해야하는데 오히려 대접을 받고 나왔다.  가격은 250원 양도 많았고 나름 영강보다는 좋았다. 꽤 맛있게 먹었다는 기억이 있어서 사진에 있는 정보로 가족들과 함께 가서 식사도 두 번이나 했었다. 체인점이다 보니 백화점에도 같은 춘수당, 춘수웨이탕이 있어서 백화점에 있는 곳으로 가서 식사도 해 봤다. 백화점이 더 맛이 괜찮다는 아들과 집사람의 의견에 따라서 이젠 춘수당을 찾을꺼면 백화점으로 가는게 좋겠다 싶었다. 입이 짧은 둘째딸도 잘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에 우육면은 간장 쇠고기 국수였다. 역시나 그이하도 그 이상도 아닌 그냥 간장국수 말이다. 

 

 

그런데 지난 주, 골프를 치고 나서 사장님이 요로멘집을 가자고 하셨다. 

 

 

 

한낮의 34도 넘는 열기속에서 골프를 치고 나왔고, 찬물에 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땀은 계속 났다. 하지만 뜨거운 국물이 땡겼다. 한식보다는 이젠 대만 음식을 더 맛봐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한참 하고 있던 때, 이기도 했다. 노형 우육면(老兄牛肉麵)이었다. 

 

 

 

골프장에서 불과 10여분 거리였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알고 보니 포장을 위해서 대기하는 사람들 같았고 우리는 1층이 꽉 차 있어서 2층으로 갔다. 2층에는 별로 사람이 없어서 우리는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들어올 때, 주문표와 번호표를 가지고 와서 주문표에 직접 메뉴를 골라서 적고 번호표의 번호를 적어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면 테이블에 있는 번호표를 보고 음식을 가져다 주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우육면인데 제일 비싼게 210원이다. 

 

 

매운 것과 맵지 않은게 있다고 했는데 당연히 한국인이라면 매운 맛이다. 하지만 한국의 고춧가루와 고추장, 청양고추의 그런 매운 맛은 아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채 음식이 나오기 전인데 2층이 꽉찼다. 사장님께서 말씀하신 맛집이란게 이제야 실감이 났다. 처음으로 우유면을 알뜰하게 다 먹었다. 마음 같아선 국물까지 모두 마시고 싶었지만, 건강상 그러진 않았다. 통풍에 별로 좋지 않다고 해서 말이다. 

 

그리고 오늘 또 다녀왔다. 아이들과 집사람과 함께 말이다. 다들 춘수당 보다도 맛있다고 했다. 모두 뚝딱 한그릇을 비웠다. 11시 10분 전 쯤에 도착을 했는데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 11시 오픈인데 오픈런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 앞에 다섯 팀 정도 밖에 없었기 때문에 바로 주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음식이 나왔다. 우리가 음식을 먹기 시작할 때 쯤, 이미 1층은 꽉 찬 상태였고 2층으로도 꽤 사람들이 올라갔다. 모두가 맛있게 먹었고 아마도 가끔 오게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사는 곳, 신주에서 주베이를 거쳐서 가야하는 신풍이라는 곳에 있는 식당이다. 집에서 12km 국도로 25분 정도 걸린다. 여행오는 사람들이 찾아오긴 힘든 곳이 아닐까 싶다. 11시에서 2시까지 그리고 5시부터 저녁 장사를 하는 것 같다. 구글맵 평점이 4.2점인걸 보면 그리고 후기가 4천개가 넘는걸 보면 꽤나 유명한 집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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