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난리난 런던베이글뮤지엄, 왜 이렇게까지 인기일까?

 

 

“런던베이글 먹어봤어?”라는 말, 요즘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서울 안국에 본점을 둔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이제 단순한 베이글 가게가 아니라, 하루 50팀 이상 웨이팅을 자랑하는 대세 맛집으로 자리 잡았죠. 심지어 2023년 매출 796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 영업이익률 30.5%라는 놀라운 성과까지 공개되며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인기를 끌고 있을까요?

1. ‘맛’ 그 이상의 경험을 파는 곳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처음 문을 연 건 2021년 9월.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시기에, 이곳은 마치 영국 런던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했어요. 직접 손으로 쓴 메뉴판, 빈티지한 인테리어, 다양한 종류의 베이글과 특색 있는 디스플레이가 마치 작은 미술관처럼 느껴지죠. 단순히 먹는 것뿐 아니라, ‘사진 찍고, 공유하고, 기억하는 공간’이 된 거예요.

2. SNS 세대의 인증샷 명소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서는 ‘먹고 찍고 올리는’ 게 자연스러운 요즘.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공간으로 잘 설계되어 있어요. 맛있는 음식만큼 감성적인 비주얼이 중요한 시대에 딱 맞는 전략이죠. 해시태그만 검색해도 수많은 인증샷이 올라오고, 이 사진들이 또 다른 손님들을 불러들이는 선순환이 생깁니다.

3. 독특한 브랜드 철학과 콘셉트

이 브랜드는 단순히 ‘런던풍 베이글’을 파는 게 아니에요. ‘뮤지엄’이라는 이름처럼, 매장 전체가 콘셉트에 충실한 전시 공간처럼 느껴지게 만들었어요. “여긴 그냥 카페가 아니야, 런던 감성을 느끼는 곳이야!”라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이죠.

또한 메뉴 이름조차 손글씨로 쓰고, 매장마다 미묘하게 다른 콘셉트를 적용해 브랜드 고유의 감성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4. ‘맛’도 기본 이상

아무리 분위기가 좋아도 맛이 없으면 금세 식을 텐데요.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베이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 다양한 필링과 메뉴 구성이 입맛을 돋워줍니다. 특히 베이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독특해요.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베이글 문화에, 새롭고도 익숙한 경험을 만들어준 것이죠.

5. ‘프리미엄 맛집’으로 자리매김

지금은 단순한 ‘핫플’이 아닌 프리미엄 외식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어요. 전국에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기업 가치도 3,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죠. 기존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과 비교해도 영업이익률이 더 높은 수준이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어요.

 

 

---

마무리하며: 감성 + 브랜딩 + 맛 = 성공 공식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성공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감성과 스토리, 브랜딩을 결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누구나 베이글은 만들 수 있지만, ‘이 공간만의 감동’을 주는 경험은 아무나 만들 수 없죠.

 

프랑스에서 맛본 바게트가 가끔 그리울 때가 있어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퍼지던 그 느낌. 물론 그때처럼 완벽한 맛을 찾긴 어렵지만, 가끔은 그 시절을 떠올리며 비슷한 감성을 찾으려고 해요. 저는 그런 마음으로 충무로의 뚜레주르 CJ본사 매장에 들르곤 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동네 빵집일지라도, 그곳에서 바게트를 사들고 나올 때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어쩌면 맛도 중요하지만, 그 맛에 얽힌 추억과 감정이 더 큰 의미를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런던베이글뮤지엄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저렇게까지 줄을 서서 먹는 걸까?"라는 생각보단, "아, 저 사람들에게도 이 공간이 어떤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는구나"라는 마음이 들어요. 그곳이 누군가에겐 친구와의 소중한 하루, 사랑하는 사람과의 첫 데이트, 혹은 힘든 날 위로가 되어주는 장소일 수 있으니까요.

비슷한 이유로 대전의 전설적인 빵집 성심당 역시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어요. ‘튀김소보로’ 하나로 유명해졌지만, 그 안엔 시간의 흔적과 가족의 기억, 고향의 정서 같은 것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요. 그래서 더 특별하고, 다시 찾게 되는 거죠.

런던베이글뮤지엄도 이제 막 그런 '감성 맛집'의 길을 걷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단순히 맛있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서 특별한 순간을 경험한 사람들이 자꾸 다시 찾게 되는 공간. 그리고 그런 장소를 각자 하나쯤 가지고 있다는 건, 생각보다 꽤 멋진 일이에요. 저는 뚜레주르 충무로 본사 매장이 그렇고, 누군가는 성심당, 또 누군가는 런던베이글뮤지엄이 그럴 수 있겠죠. 그게 진짜 ‘맛집’의 의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