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8. 29. 23:25ㆍ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토요일엔 코로나가 아직도 기승임에도 강릉엘, 일요일엔 잠시 처가에 다녀왔다. 장인 장모님을 빌롯 집사람과 나도 이미 코로나 예방접종을 2차까지 마쳤기 때문에 한결 마음이 가볍긴 했음에도 마스크는 벗어날 수 없었다.
오랫만에 찾은 강릉은 예전의 기억과 많이 달랐다. 너무 오랫만에 간 탓이 컸다. 새벽같이 출발을 해서 아침은 순두부로 점심은 간단하게 회덮밥을 먹고 오는 일정이었다. 토요일 이른 새벽에 출발하고 점심 먹고 3시가 채 되지 않아서 서울로 출발을 해서 차는 그다지 막힘이 없었다. 편도 각각 2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었다.
토요일 여행에서 짜증은 오죽헌 때문이었다. 오죽헌에 대한 나의 기억은 소박한 모습이었다. 오죽, 검은 대나무에 대한 기억이 집 주변에 많았던 기억이 가장 컸다. 5만원권이 나오기 전에 기억이니 꽤 오래된 것 같긴 했다.
아이들에게 강릉에는 경포대 말고도 신사임당과 이이의 자취를 볼 수 있는 오죽헌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침을 먹고나서 경포대 산책을 하고나서 오죽헌으로 향했다. 강릉 여행자체가 즉흥적이었기 때문에 오죽헌행 역시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그래서 산책겸 오죽헌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고 돌아올 계획이었다.
눈에 거슬리기 시작을 한 것은 빨간 보도블럭이었다. 오죽헌 앞에 근세에 세워진 자경문과 입지문이 있는데 그 안쪽은 최소한 보도블럭을 깔지 않았다면 좋을뻔 했다. 입지문을 나서면 강릉시립박물관이 있으니 그쪽은 보도블럭을 깔아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정화사업으로 건립된 자경문이 원래 있던 것을 복원한 것인지 1970년대 혹은 1990년대 중반에 시행된 정화사업에서 새로 지어진 문인지는 모르겠다. 입지문은 1970년대 정화사업의 일환으로 신축된 문이라고 한다.
최소한 신축한 이 두 문의 안쪽은 보도블럭이 깔리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들어갈 때, 보도블럭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었는데 입구쪽에는 웬 핸드 프린팅이 전시되어 있다. 신사임당 연극을 한 사람들의 핸드 프린팅이다. 아이들은 아는 사람들 이름이 있다고 둘러봤으나 과연 이것을 여기다 설치했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오죽헌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문 밖으로 보이는 빨간 보도블럭은 다시 한 번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아이들에게도 내 기분을 얘기해 주는데 화단이 하트모양으로 되어 있다. 아이들까지도 이게 뭐냐고 놀이동산이냐고 한마디씩 한다.
내려와서 조금 걷다보니 신사임당 동상이 세워져 있다.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동상을 만드는데 기분한 사람들인지 뭔지 이름이 빼곡히 써 있는 것이 보인다. 혀를 다시 한번 찰 수 밖에 없었다.
"에효......"
출구쪽으로 향하는데 기념품샵이 공사중이다. 기념품 샵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무슨무슨 SHOP으로 써 있다. 꼴보기 싫으니 별 것이 다 보기 싫다. 인사동에는 스타벅스 간판도 한글이다. 여긴 우리나라 보물이 있는 곳인데 .... 라는 얘기를 큰애가 한다.
오늘 일요일은 처가집을 간다고 느즈막히 일어나 차를 몰고 의왕으로 갔다. 일요일 오전이라 경부고속도로가 막히는 듯 싶어 우면산 터널 방향으로 들어섰다. 우면산 터널에 들어서니 제한속도 50km라고 되어 있는데 차마 50km로 달릴 수가 없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최소 시속 70km 이상이다. 카메라를 여기저기 달아 놓던지 해서 단속을 하던가. 아니면 길이 괜찮으면 제한속도를 올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금을 내고 나면 전에는 시속 80km 였던 도로가 갑자기 시속 60km로 바뀐다. 여기는 분명 고속화도로, 자동차 전용도로인데 시속 60km이다. 그것도 톨게이트 바로 다음에 시속 80km라는 표지판이 보인지 불과 1km도 되지 않아 시속 60km라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바꿀 것이면 한꺼번에 잘 바꿔 놓던지 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긴 자동차 전용도로이니 최소 시속 70은 줘야 한다. 그런데 과천 아파트 단지 뒷쪽 길까지 시속 60km다. 전에 시속 70km였는데 여기도 속도가 줄었다. 물론 여긴 자동차 전용도로는 아닌 것으로 알고는 있다. 고속도로 입구까지 시속 60km다. 그러면 고속도로로 들어서면 원래 속도인 시속 90km는 줘야 하는데 첫 터널을 지날 때까지 시속 70km다. 짜증이 안날 수가 없다. 아파트 단지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었나 하는 추측도 하게 만들었다. 결국엔 터널을 지나서야 시속 90km로 표지판이 바뀌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도로는 잘 만들어 놓고 제한속도를 너무 낮게 만들었다. 결국 너도 나도 제한속도보다 높은 속도로 달린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속도 위반으로 20년 넘게 딱지 한번 끊지 않은 나는 교통 흐름에 맞춰 속도 위반을 한다. 이럴꺼면 차라리 여기저기 카메라를 달아서 단속을 해, 세수를 늘려야 한다. 그래야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겠나 싶다.
제한속도 얘기를 하니 몇 가지가 더 생각이 난다.
시내에서는 시속 50km로 속도를 줄여서 사고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아쉽지만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민식이 법으로 학교 주변은 시속 30km로 주행을 해야 한다. 그리고 카메라 수가 많이 늘었다. 학교 주변에서 속도를 줄여야 하는 것은 십분 이해를 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 동의한다. 그런데 4차선 도로에도 시속 30km 카메라를 달아 놓은 것은 이해가 안간다. 학교 앞 차로가 넓지 않은 곳은 모르겠으나 4차선 도로에서도 속도를 30km 이하로 낮춰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얘기하자면 아파트 단지 앞 마다 들어선 교통신호등도 문제가 많다고 본다. 물론 출퇴근 시간 차량이 많을 때는 신호등이 있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낮시간대 아파트 단지에서 들고나는 차량이 극히 적을 때는 정체를 유발한다. 비보호 좌회전을 둬도 충분할텐데 2차선 중에 한 차선을 아파트 단지로 좌회전을 준다. 좌회전 차량은 거의 없고 좌회전 차선에서 직진을 하는 얌체족만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민원이 들어온다고 다 들어주지 말고, 좀 살펴보고 타당성 검토라는 것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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