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하는 산책로

2022. 5. 26. 01:34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난 내가 사는 우리 동네를 사랑한다. 1980년도 부터 이 동네에 살았다. 청구역이 있는 청구역 사거리는 전에는 문화사거리라고 불렀다. 그리고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문화시장이 있었다. 지금은 신당1동, 장충초등학교 방면에 조금 남아 있을 뿐, 시장이라고 할 수 없다. 금호동 쪽은 시장 골목이 아얘 사라지고 없다. 전에는 광희문을 시구문이라고도 불렀는데 이런 얘기를 하면 옛날 사람이 된 기분이다.

난 신당동 삼성아파트에 산다. 그리고 산책을 참 좋아하는데 사람들이 많은 곳은 별로 좋아하진 않다. 하루에 7500보 이상을 걷겠노라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기분 전환이라고 생각하며 걷는다. 빨리 걷지도 않는다. 그냥 평상시 걷는대로 걷는다. 


집 주변에는 대현산 배수지 공원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한바퀴가 1 km가 넘기 때문에 운동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최적의 공간이다. 그런데 난 싫다. 모든 사람들이 한쪽 방향으로 걷는게 어찌보면 좀비들이 움직이는 것 같다. 그리고 한곳을 계속 돈다는게 별로 재미가 없다. 그리고 이 동네엔 산책하기 좋은 곳이 너무나 많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곳들도 많다. 그 중에서 오늘은 내가 자주 다니는 산책로를 소개할까 하여 사진을 찍으면서 걸었다. 금호여중에서 성동구쪽으로 가다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을 하면 바로 다음을 볼 수 있다. 서울숲, 남산길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금호산 정상 근처로 갈 수 있다.


이 산책로를 자주 다니는 이유는 산길이라서 좋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좋기 때문이다. 호젓하게 아무 생각없이 걷다보면 쌓인 스트레스도 날라갈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경치에 눈 호강을 하기도 한다. 계절이 바뀌면서 변해가는 푸른 숲들이 너무 좋다.

요즘은 장미가 한창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학교가 보인다. 대경 중학교는 내 모교이기도 하다.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어 사시사철 땀을 흘리면서 등교를 했었다. 산 중턱에 있다보니 운동장도 크기 않아서 체육시간에는 교문 밖으로 나와서 금호산까지 달리기도 많이 했었다. 사실 금호산이라는 명칭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학교다니면서 우리는 이 산을 해병대산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산 정상에 군부대가 있기 때문이다.


군부대는 요즘 많이 바빠지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멀지 않은 곳에 윤대통령이 산다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보안이 철저해지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신문에 매봉산 일대에서 검문검색을 당했다는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으니 말이다. 올라가다 보면 마을버스 회차하는 곳이 있고 좌측에는 응봉근린공원이 있다. 응봉공원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금호산의 다른 이름이 응봉산인 듯 싶기도 하다.



조금 더 올라가면 버스 좌측과 우측에 금호산을 둘러 갈 수 있는 길이 양쪽에 각각 있다. 우측으로 가면 남산을 볼 수 있는 조망명소가 있는데 그쪽은 요즘 공사 중이라 막혀있어서 선택지가 없다. 좌측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래 사진 처럼 군부대, 막다른 길이라고 표시된 쪽으로 가야 한다.



우측에 군대가 있고 좌측으로 보이는 경치가 이미 산에 올라와 있음을 느끼게 한다. 군부대 인근에서는 사진을 찍어서는 안된다는 안내에 따라 다음부터는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군대 입구 바로 앞 좌측에 산책로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산책로를 들어서서 불과 1분도 가지 않아서 작은 정자와 운동기구들 그리고 저 멀리 한강이 보인다. 야경도 나름 괜찮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산책로다. 좌우가 모두 나무로 이어진 길, 사람이 없어 호젓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산책로 주변에 있는 베드민턴장에 사람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사람들을 보기 어렵다. 코로나 초기에는 베드민턴을 치지 말라고 테이프로 막아놔도 굳이 그걸 뜯고서 운동을 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요즘은 찾아볼 수 없다.


물론 호젓하게 걷기 딱 좋은 그런 곳이다. 밤에는 가로등이 있어서 다닐만 하다. 그렇게 우측에 군부대가 를 끼고 조금 걷다보면 금호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다다른다. 여기오니 운동하시는 분들이 몇 분 보인다. 야경이 나름 멋진 곳 중에 하나다.



아래 사진처럼 멀리 한강이 보인다. 이렇게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이 몇군데 더 있다.



이제부터는 금호산을 내려가는 길이다. 우측은 금호동 좌측은 약수동 중구와 성동구 중간을 걷는다.



작은 도서관 간판도 보이는데 여름이 되면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렇게 걷다보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난 시계를 끼고 우측 방향, 매봉산 쪽으로 갈꺼다. 좌측으로 가면 남산타운으로 연결된 길이 나온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는 들리는데 나무들이 많아서 그런지 우산은 굳이 펴지는 않았다. 진흙길인데 날이 가물어서 쩍쩍 갈라져있다. 오늘 비가 내리면 내일은 촉촉하게 젖어 있으려나 싶다.



이어지는 산책길, 역시 사람이라곤 찾을 수 없다. 평일 6시가 넘은 시간이라 다들 식사를 하시는지 유독 사람이 없는 산책 시간대 이기는 하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동호초등학교 교문 좌측으로 나온다. 이젠 매봉산이다. 매봉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래 사진 맨 앞쪽에 보이는 플랭카드 옆 길로 들어서면 된다.



매봉산 산책로로 들어서서 보면 계단과 멍석?길이 보인다. 계단을 올라가도 되지만 호젓함은 좌측 길이 훨씬 더 낫다.





인위적인 산책로를 만들기 전에 사람들이 산책다니던 오솔길이 보인다. 어느쪽으로 가도 다 통하지만 좌측 나무 많은 쪽으로 주로 가는 편이다.





많은 나무들 사이에 꽤나 오래 되어 보이는 나무은행이라는 팻말도 보인다.





산기슭을 따라 간다. 좌측에는 동호초등학교가 있고 우측 윗쪽으로는 잘 닦아 놓은 산책로가 보인다. 난 이 길을 따라서 매봉산 꼭대기를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매봉산 기슭을 따라서 한바퀴 도는 코스로 오늘은 가려고 한다.



사진을 찍기는 찍었는데 잘 안보이는 것 같다. 다음 사진은 난간과 함께 아래가 배수로다. 여기까지 왔다면 잘 따라왔다는 얘기다.



그렇게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과 아래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보인다. 우측으로 올라가면 매봉산 정상으로 갈 수 있는 계단이 나오고 화장실도 있다. 집에서 매봉산 정상을 찍고 집으로 돌아가면 왕복 5km 정도가 되는데 오늘은 좀더 걷고 싶어 계획대로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매봉산에는 계단이 많기는 한데 계단 폭이 좁아서 생각보다 힘이 들지는 않는다. 바닥에 하얗게 아카시아 꽃들의 잔해가 보인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보면 정면쪽에 쉼터가 보이고 사진을 찍는 곳 뒤편으로 올라가는 길도 있다. 올라가는 길은 막다른 길임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래서 쉼터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내리막 계단, 계단이 꽤 많다. 반바지에 반팔을 입고 나왔더니 산모기가 달라붙는 것 같다. 벌써 모기 기피제 같은 것을 뿌리고 다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중간 중간 쉼터가 있다. 한 여름에 간식을 싸가지고 와서 더위를 피하다가 갈 수 있을만한 곳이다.





여기부터는 오르막길이고 계단이 꽤 있어 오늘 산책 중에 가장 숨이 찬 구간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갈래길이 나오는데 좌측으로 가면 옥수동쪽으로 나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가야 목적지로 갈 수 있다. 계단이 꽤나 많긴 하지만 그리 어렵지는 않다.



숨이 꽤 차다. 쉬고 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조금 더 가면 좌측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계속 올라가면 역시나 매봉산 정상으로 갈 수 있지만 호젓하게 전망을 볼 수 있는 좌측으로 빠진다. 그러면 평지와 함께 약간은 내리막 길로 이어진다.



샛길로 나와 조금만 가면 볼 수 있는 최적의 쉼터 공간. 벤치에 앉아서 한강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땀을 식히기 딱 좋은 곳. 지난 번에는 노부부가 나란히 앉으셔서 말씀 나누는 모습을 봤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산책은 우측에 매봉산 정상을 끼고 산허리를 따라 돈다는 생각으로 가면 된다. 옥수동 방면에서와서 이젠 용산구 방면으로 방향을 잡는다.



생태공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그만 연못과 금붕어를 볼 수 있다.



거기서서 좌측을 보면 우거진 나무가 보이는데 저 아래 어디쯤에 윤대통령이 살게될 곳이 아마도 있을 것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작은 산인데도 산책할 수 있는 길들이 참 많다. 내가 가는 방향은 부서져서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조망명소라고 되어 있는 쪽이다.



약간의 오르막을 걷다보면 눈앞에 커다란 바위가 보인다. 바위 뒤쪽으로 내려갈꺼다.



바위 뒷길은 계속 내리막인데 내리막을 걷다보면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내려오는 방향에서 보자면 난 우측으로 확 꺾어서 갈 예정이다. 직진을 해도 되는데 호젓함은 우측이 더 낫다. 왜냐하면 직진하면 계단이 많고 우측은 남산타운 아파트를 끼고 가긴 하지만 흙길이라서 더 좋다.



최근에 산책하는 분들이 많아지셨는지 난간 설치가 되어 있다.




그렇게 내려가다보면 데크가 나오고 아래로 내려가는 길과 직진하는 길이 보인다. 아래로 내려가면 한남테니스장으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고 직진을 하면 남산타운을 끼고 버티고개 생태 통로로 갈 수 있다. 물론 아래로 내려가도 갈 수는 있지만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계단을 올라가야 하기에 .......



직진을 하다가 작은 수로를 만나면 제대로 가고 있는 듯이다. 수로를 건너 계속 직진을 하면 오른쪽에 남산타운 아파트를 끼고 걷게 된다. 좌측이 용산구, 우측이 중구다.



남산타운 끝에 다다르면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이고 계단 중간에 버티고개 생태통로로 통하는 갈림길이 보인다. 갈림길에서는 우측 방향이다.



버티고개 생태통로는 약수동에서 한남동으로 가다보면 볼 수 있는 아주 짧은 터널의 위쪽을 지칭하는 것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터널 위를 지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산길을 걷고 있다고 느낄 것 같다. 생태통로를 지나면 이제는 남산자락으로 이어진다. 표지판을 보면 하얏트 호텔, 서울숲 남산길이 같은 방향으로 되어 있는데 하얏트 호텔쪽으로 갈 것이 아니라면 비추다. 우측으로 올라가자.



이름 모를 꽃도 사진을 찍는김에 찍어 본다.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면 한양도성이 보인다. 한양 도성을 따라 우측으로 갈 예정이다. 한양도성 좌측으로 가면 반얀트리호텔로 이어지고 남산타워로 올라갈 수 있는 길과 만나게 된다. 물론 국립극장 뒤편으로 해서 산책을 하는 코스도 좋다.



한양도성길 안쪽으로 들어서서 보면 멀리 우리 아파트도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쭉 도성을 따라서 걷는다. 장충체육관까지 좁은길로 쭉 갈 수가 있다.



그러고보니 벌써 5월말이다. 5월의 초록이 참 좋다.



내려가는 동안 중간 중간에 문이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항상 열려 있다.



집이 점점 가까이 보인다. 사진 우측에 보이는 낮은 산이 금호산이다.



좁게 이어지는 길, 우측은 약수동이고 좌측은 신라호텔이다. 신라호텔쪽도 열려있다면 산책하기 좋을텐데 아쉽다. 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아파트가 신당동 삼성아파트다.



그렇게 걷다보면 신라호텔 면세점이 보이고 조금더 가면 장충체육관이 보인다.



이제 앞에 보이는 길을 건너 집으로 간다. 집에서 여기까지 건널목 하나 없이 호젓한 산책로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서 앱을 켜보니 오늘은 1시간 30분 동안 산책을 했다. 평상시 호젓하게 산책을 하는 코스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공원만 걷지 말고 도심속 산길, 오솔길을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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