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19. 17:05ㆍ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아버지가 코로나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염증수치가 높다는게 이유였다. 그것때문인지 아버지는 하루에도 몇번씩 열이 올랐나가 내렸다를 반복했었고 그때마다 근육통과 오한에 시달리셨다. 벌써 한달도 넘었다고 했다.
아버지가 차를 운전하실 수 없어 나를 불렀던 것이다. 마침 난 늦은 여름휴가 중이었고 별다른 계획이 없이 집에서 빈둥거를 생각이었다. 아버지를 모시고 3차 진료기관, 그러니까 대학병원엘 왔다. 예약도 없었고 외래로 가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출발을 하려니 열과 오한이 시작되어 힘들어 하셨다. 그래서 응급실을 통해서 입원을 해서 오늘이 3일째다.
어제는 병원에 10시 쯤 도착해서 환자의 보호자로 병실을 출입할 수 있는 팔찌를 받았다. 팔찌에는 환자 이름과 등록번호 그리고 바코드가 찍혀 있었다. 팔찌는 코로나 검사를 완료했거나 3개월 이내에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이었고 출입문들은 바코드를 이용해서 다닐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의사가 진단한 병명을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해서 의사의 회진시간에 맞춰 병원에 도착을 했다. 8시30분에 회진이고 출퇴근 시간에 집에서 병원까지는 1시간 30분 이상이 걸렸기 때문에 평상시 출근할 때와 같이 6시에 집에서 나왔고, 7시 경에 병원에 도착을 했다.
입퇴원 수속을 하는 곳에서 보호자 출입 팔찌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근무시간이 8시30분 부터다. 물어보니 응급실로 가서 팔찌를 발급받으라고 되어 있었다. 응급실엘 갔다. 이미 등록해 놓은 보호자 인적사항을 확인하더니 달랑 팔찌만 준다. 그래서 바코드를 붙여 달라고 했더니 원칙적으로는 스마트폰에서 병원 어플을 다운로드 받아서 바코드를 생성해야 한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 준다. 사실 어플은 이미 받아놨으나 귀찮다. 팔찌에 붙여 주던대로 해 달라니까 안된단다. 왜 본관에서는 해 주던데 여기서는 안해주냐니까 그쪽에서 잘못하는 것이니 연락을 취해 놓겠단다. 결국 바코드는 받지 못했다. 나야 IT쪽을 하는 사람이니 어렵지 않지만 어르신들은 아무래도 힘들것 같았다. 직원들이 도와는 주겠지만 붐비는 시간대는 별수 없이 노인들은 소외될 수 밖에 없지 않겠나 싶다. 주머니에서 전에 받았었던 바코드를 꺼내 보이면 이걸로도 통행이 되냐고 물었다. 된단다.
젠장! 그럼 뭐하러 새로 매일 받으라는 건지 당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서 제도적으로 보호자들을 확인하고 확인된 사람에 한해서 출입을 시킨다는 것은 100% 동감을 한다. 그러면 좀 세심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싶다. 핸드폰 어플로 바코드를 읽어보니 그냥 환자번호 여덟자리다. 그 외에 아무런 정보도 없다. 최소한 날짜와 일련번호를 출력해서 구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바코드에 여덟자리 환자번호만 넣어 놨다니 할말이 없다. 바코드 생성기로 바코드를 만들어 출입을 할 수 있지 않겠나 싶다. 스마트폰에는 생각보다 많은 어플이 있으니 말이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회사의 대부분 업무가 전산화 되었지만 제대로 전산화가 되지 않은 것 같고, 정말 효율적인가 하는 의문을 가진적이 있었다. 그래서 구글링을 해 보니 전산화로 인해서 효율화된 비율은 겨우 3%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인 부분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량 자료의 입력과 처리에서는 크게 효율적이지만, 그 외에 많은 부분에서는 컴퓨터를 사용함으로 인해서 오히려 비효율적인 부분도 많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회사내에서 이메일도 그런 종류가 아닐까 싶다. 먼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과의 이메일 교환은 상당히 효율적이다. 하지만 같은 공간에서 그것도 다수를 향해 뿌려대는 이메일은 업무의 효율화 보다는 오히려 쓰잘때기 없는 공해에 불과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사람들이 꼽는 것이 보고서 작성에 대한 것이다. 보고서를 꾸미는데 내용보다도 보고서를 이쁘고 보기 좋게 만드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는 불평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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