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2. 00:58ㆍ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업무차 길을 나섰다.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선 한남대교 남단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양재 IC에서 나가야 한다. 지금은 다섯시를 조금 넘은 시간 차는 1~20km/h를 겨우 넘나든다.
소위 말하는 상습정체구역이다. 안막히면 5분이면 갈 거리가 30분이 걸리기도 하는 구간이다. 텅빈 버스차로를보며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버스 전용차로가 아니라 미국처럼 카풀차선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내가 본 미국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에선 전용차로는 탑승객이 두 명 이상일때 한해서 달릴 수 있도록 해 주는 카풀 라인을 시행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출퇴근을 할 때 혼자 타고 다니다보니 두 명 이상 탄 차는 보기 힘들기 때문에 두 명 이상 탑승한 차량에게 카풀라인을 달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부스 전용차선은 9인승 이상 차량에 6명 이상이 탑승하면 버스 전용차로를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카니발, 로디우스 등의 차량이 버스 전용차로를 다닐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이 되는 것이고 거기에 운전자 포함 6명 이상이면 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6명 이상 탄 차량이 얼마나 될까?' 싶다. 단속을 하기는 한다고 한다. 일반 승용차로 단속을 하는 암행 단속이 그것이다. 그런데 검게 선팅을 해서 운전자 조차도 알아볼 수 없는 현실에서 암행 단속이 실효성이 있을까? 한번도 목격한적이 없는 암행 단속은 하기는 하는 것일까?
미국에서는 카풀 라인 단속을 헬기에서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만큼 선팅이 진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단속이 가능할 것이다. 한때 카풀 라인을 다니기 위해서 조수석에 마네킹을 싣고 다니다 걸린 사람들이 있어 뉴스에 나왔던 것을 출장 중에 본 경험이 있다.
우리는 어떨까?
예전에는 차량 반호판을 가지고 7인승인지 9인승 이상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한때 7 이상으로 시작하는 번호가 그것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번호판으로도 구분할 방법이 없다. 선팅 때문에 밖에서 몇 명이 탔는지 파악할 방법도 전혀 없다.
무슨 심보인지 몰라도 적외선 카메라로 찍어보면 어떨까? 하는 쓰잘때기 없는 생각도 든다. 얌체짓을 하는 얼마 안되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오해하고 있는게겠지 하다가도 전용차로로 썬팅을 엷게한 차량이 지나가는데 운전자 뒤통수만 보이고 동승객이 안보이는 차량이라도 보일라치면 짜증이 올라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직 세상을 살아가는데 수행이 더 필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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