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9. 17:46ㆍ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내가 이번에 중고로 구매한 애마다.
인생을 살면서 새차를 한번쯤은 타 봐야겠기에 구매를 했던 2008년식 SM7을 빼고는 지금까지 모두 중고차를 탔었다. W212를 구매하기 전에는 프라이드 디젤 수동 1.6, 2008년식을 2017년에 사서 엊그제까지 타고 다녔다. 이전까지는 경제성을 따진 선택이었다. 가족을 위한 차는 따로 있었고 순전히 나의 출퇴근용이었기 때문에 택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나이도 먹고 주변 시선도 조금씩 느껴졌었고 차는 멀쩡했지만 벤츠가 타고 싶어졌다. 독일에 있을 때에 탔었던 520d가 너무 좋아서 가족 차로 523i를 5년 넘게 타 봤으니 이젠 벤츠도 타 보고 싶었다. 그래서 며칠을 엔카와 케이카를 보다가 질렀다.
무려 열 두살에 12만을 뛴 내 애마다.
S클래스는 운전을 해 본 경험이 있긴 했다. 그런데 E클래스는 그렇게 출장을 다니면서 렌트를 했어도 인연이 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홈서비스를 했다. 엔카는 7일이지만 3일이 지나면 여러가지 단서가 붙었고 케이카는 3일인데 별다른 조건이 없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차가 케이카에 있었기에 선택을 했다. 소유자가 한번 바뀌었고 나름 무사고 차량이었다.
차를 받아보고 E클래스가 나랑 맞지 않는다고 느껴지거나 차의 상태가 별로라고 하면 바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탁송비만 부담하면 된다고 했기 때문에 내 경우는 10만원이 채 안되는 돈이었다. 렌트를 한다고 생각을 해도 될 것 같았다.
사무실로 탁송을 받았다.
성격상 제품을 구매할 때는 꼼꼼하게 검색을 하고 또 하는 편이다. W212가 좋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새차를 사지 못하는 사람들의 위안일 수도 있겠다 싶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중고를 사는게 아니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어쨌거나 새차를 받았는데 외관은 나름 깔끔했다. 물론 광택은 한번 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탁송 기사님이 차를 가지고 오셨기 때문에 꼼꼼히 사진을 찍었다. 차는 마음에 들었다. 근무 시간 중이었기 때문에 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야 했기에 첫 인상만 얘기하지면, 처음 현대 제네시스 1세대, BH를 타 봤을 때 느낌과 비슷했다. 묵직한 느낌이 좋았다. E300이지만 3500cc였다. W272 엔진이라는데 참 괜찮다고 느껴졌다.
차를 검색하면서 유튜브도 많이 봤다. 중고차를 구매할 때, 동행을 해 주시는 분들의 채널을 많이 살펴봤다. '상구보리'라는 채널을 몇 번 봤더니 계속 떠서 꽤 봤다. '카바조'라는 서비스 업체도 있었다. 비용을 지불하면 차를 사기 전에 혹은 나처럼 홈서비스를 받은 후에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점검을 받을 수도 있었다. 차는 좋아하지만 소위 차알못이라 카바조를 통해서 검수를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외관이 상당히 좋았고 내장도 연식대비 깔끔했다.
케이카는 직영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친절하셨고, 점검은 전체적으로 되었는데 조그 휠이 좌우 클릭은 동작이 되는데 회전이 안된다고 문제점까지 지적을 해 주셨다. 바로 검색을 해 보니 알리에서 배송비 포함 5천원이면 자가 수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름 검수를 해 보니 다 좋았다. 다만 선루프를 열고 닫을 때, 따닥 따닥하는 어딘가 잠깐씩 걸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차 소독을 해서인지 먼지 냄새 같은 것이 심하게 났다. 차 바닥이나 공조기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하니 소독약이 아닐까 추측이 될 뿐이었다. 한시간 정도 운전을 하니 머리가 조금 아프고 목이 따가웠다. 그렇게 첫 날은 보냈다.
다음날은 집 근처 카센터로 갔다. 자주 들리던 곳이라 그냥 점검을 받기 위해서였다. 사장님께 중고차로 샀다고 말씀을 드리고 전체적으로 점검을 해 주십사 부탁을 했다. 누유는 없었다. 케이카에서는 엔진과 미션 미미를 모두 교체했다고 했다. 그래서 잔진동조차 느껴지지 않았기에 만족감이 컸다. 카센터 사장님께서 벨트류로 모두 수리가 되었고 전체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판정을 내려주셨다.
혹시 모르니 진단기로 검사를 해 주십사 했다. 고장코드를 지울 수가 있다곤 하지만 큰 문제가 있으면 진단코드가 또 올라오는 것으로 알 수 있어 부탁을 드렸다. 흔쾌히 스캐너를 물려서 테스트를 해 보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나왔다. 냄새와 선루프만 해결을 하면 될 것 같아서 케이카 담당자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차를 픽업해서 수리 및 클리닝 후에 보내 준다고 했다. 바로 3~4일 후에 회식이 있어 회식날 차를 가져가서 그 다음날 받기로 했고 깔끔해져서 돌아왔다.
일주일 정도 탄 지금의 느낌은 집사람이 타는 2016년식 K7 3.3보다 괜찮다 정도이다. 하지만 타면 탈수록 손 볼 것이 생긴다.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정을 붙이려면 애정을 쏟아줘야겠다. 매달 매달 조금씩 투자를 해 보려고 한다.
우선 이번 달에는 엔진오일, 미션오일, 디버퍼런셜 오일, 브레이크 오일, 냉각수 등을 교환하려고 한다. 특히 언덕을 오를 때, 킥 다운이 될 때 변속 충격이 있는 것으로 봐서 미션 오일은 갈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검색을 해 보니 내 차랑은 12만5천이 미션오일 교환 주기다. 거의 교환 주기가 가까워졌으니 교환은 해야겠다 싶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필요한 오일류들을 구매해서 공임나라를 통해서 교환하려고 한다.
두번째 달에는 전조등 재생하려고 한다. 전조등에 습기가 찬 것처럼 뿌연 부분이 있다. 검색을 해 보니 25만원 정도라고 하니 눈을 띄워줘야겠다.
세번째는 아무래도 광택은 한 번 해 줘야하지 않나 싶다.
이렇게 세 가지만 하면 정을 붙이고 앞으로 몇 년은 탈 수 있지 않을까?
공인연비가 9.2km/L라고 등록증에 되어 있는데 고속도로와 시내 주행을 했을 때 계기판에 나타나는 정보는 10.6 리터로 100km를 달린다고 나오는 것을 보니 9.4km/L이다. 전에 타던 프라이드가 18km가 넘었으니 딱 절반이다. 기름을 가득 넣으면 11만원이나 들어간다. 약간 부담스럽긴 한데 그 정도 능력은 되니까 ㅎㅎ
묵직한 핸들링이 좋고 서스펜션이 예술이다. 소음차폐도 꽤나 괜찮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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