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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의 삶

병원 진료 - Mackay Memorial Hospital

by 소혜민 2025.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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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회사에서 권유한 병원 검사를 받느라 병원을 자주 찾고 있습니다. 간 관련 수치가 높다는 결과가 나와 혈액검사를 했고, 오늘은 초음파 검사를 받는 날입니다. 검사 예약은 오전 10시 35분. 그래서 여유 있게 10시쯤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병원은 규모가 꽤 큰 곳이었습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병원 안에 꽉 찬 사람들. 예약한 시간이 지나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기만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차례를 기다렸습니다. 대만의 병원 시스템은 한국과 비교하면 확실히 조금 느리고 투박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독특하고 편리한 점도 있었습니다.

 

우선, 대만의 의료보험 카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대만에서는 개인별로 의료보험 카드를 발급받는데, 이 카드 안에 모든 의료 관련 정보가 저장됩니다. 한국에서는 병원에서 발급받은 서류를 들고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예약한 병원에 도착하면 진료실 앞 모니터에 보험카드를 삽입하면 자동으로 접수가 완료됩니다. 진료 순서가 되면 호출을 받는 시스템이라 병원 접수 절차가 간단합니다.

또한, 신체 측정 장비에도 보험카드 삽입구가 있어서 카드를 넣고 키와 혈압 등을 측정하면 자동으로 기록됩니다. 한국처럼 측정 결과를 종이로 출력하거나 일일이 스캔하지 않아도 되니 효율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초음파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대만의 의료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느리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거의 한 시간 동안 대기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면허증 관련 기초 검사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는 귀 뒤에 말굽 모양의 기계를 대어 청각 테스트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한국의 첨단 장비와 비교하면 다소 구식으로 느껴졌지만, 대학병원 수준의 시설은 확실히 더 나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비용 구조였습니다. 대만의 보험료가 한국과 비교해 더 비싸지는 않아 보였지만, 진료비 체계는 약간 달랐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대부분의 검사와 치료 비용이 포함된 총 진료비가 약 2만 원 수준(한화 기준)이었습니다. 응급실에서 각종 검사, 수액, 약 처방까지 포함된 비용도 비슷한 수준이니, 한국과는 다른 진료비 정책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제가 주로 찾는 대학병원은 영어 소통이 수월해서 만족스럽습니다. 지역 차이일 수도 있지만, 한국의 응급실과 비교하면 병원이 붐비는 느낌도 덜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가 아닌 신주라는 도시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결국 예약 시간보다 약 40분 정도 늦게 간호사가 제 이름을 불렀고, 드디어 초음파 검사를 받았습니다. 의사가 직접 진행한 검사 결과는 아무 문제 없다는 소식!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분 좋게 병원을 나왔습니다.

이번 초음파 검사에서도 추가 비용은 없었습니다. 지난번 병원 방문에서 진료, 약 처방, 피검사까지 진행하고도 단돈 450 대만 달러를 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검사가 끝난 뒤 상쾌한 마음으로 사무실로 돌아오며 대만의 의료 시스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점도 많지만, 카드 하나로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편리함과 비교적 낮은 의료 비용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대만의 의료 시스템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이런 차이를 느끼는 것도 외국에서 사는 작은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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