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6. 4. 01:01ㆍ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해외에 사는 동안 업무 관계로 고객사의 담당자와 친분을 맺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가끔 나이 얘기를 할 때가 있다. 또는 해외 지사의 동료들과도 나이 얘기를 할 경우가 있다.
그럴 때, 항상 이야기 하는 것이 Korean Age이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부터 한국은 나이 계산을 하기 때문에 태어나면 바로 한살이 된다고 말이다. 전세계에서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나이를 계산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말 그대로 Korean Style이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하면 우리네 연봉제도 해외와는 다르게 한국식이 존재하는 것 같아서이다.
연봉제는 능력주의 인사제도의 중에 하나다. 연봉제가 도입된 시기는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회사에서 도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전에는 호봉제였다. 같은 직급에 같은 연차면 모두 같은 급여를 받는 시스템이다. 그에 반해 연봉제는 개개인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 평가 결과에 따라서 매년 급여 인상율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H라는 회사를 다닐 때는 연봉을 고스란히 열 둘로 나눠서 매달 같은 금액을 줬다. 말 그대로 연봉제이다. 연봉의 많고 적음 이외에는 불만이란게 없었다. 매년 연말에 평가자와 평가면담을 했고 마지막으로 내 연봉에 사인을 하는 것으로 연봉이 정해졌었다. 연봉을 12로 나눠서 한달의 급여가 정해지고 그걸 기준으로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도 나왔다. 다만 휴가나 명절때에는 별도로 보너스나 휴가비가 나오면 좋은 것이었고 그해에 매출이 안좋아 보너스가 안나올 경우도 있었다. 아쉽기는 했다.
J라는 회사로 옮기고 나서는 연봉은 비슷했으나 6개월 정도 이후에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야 했다. 왜냐하면 입사 전에 통보 받은 연봉을 20 등분을 해서 줬기 때문이다. 좀더 설명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짝수달에는 2/20를 준다. 그리고 홀수 달에는 1/20을 준다. 그러면 총 2/20이 남는데 이 두 개는 추석과 설날에 명절 상여라는 이름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생활비는 2/20 기준으로 쓰게 되어 홀수달에는 펑크가 났다. 그래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스스로 평준화시켜 사용하는 방법을 썼다. 그리고 매달 급여 내역에는 기본급과 상여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상여는 연봉에 포함된 금액이었다. 처음엔 자세히 보지 않아서 몰랐었다. 그런데 연장근무에 대한 비용을 받을 때 깨닫게 되었다. 기본급을 기준으로 연장근무 비용이 산정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다보니 H라는 회사를 다닐 때 보다 줄어들게 되었다.
이런 식의 연봉제를 난 한국식 연봉제라고 생각을 한다. 예전의 호봉제와 해외의 연봉제와의 중간버전이라고 하면 맞을 듯 싶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중간 방식의 꼼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뿐만 아니라 보너스를 줄 때도 기본급을 기준으로 퍼센트를 산출하기 때문에 보너스는 연봉대비 적지만 비율은 높아지게 된다. 소위 부풀리기가 아닐까?
각 회사에서는 연봉제의 경우 진짜연봉제인지 한국식 연봉제인지 표시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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