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7. 16:17ㆍ오늘 읽은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06월 12일 출간 (1쇄 2018년 05월 30일)
나는 인간의 몸에 고양이 머리가 달린 바스테트 여신으로 변해 있다. 두 다리로 서 있다. 파란색과 주황색이 섞인 드레스를 입고 목과 팔목에 큼지막한 장신구를 달고 있다. 깜찍한 분홍색 손에는 발톱과 발바닥 젤리 대신 관절로 연결된 손가락이 거미 다리처럼 붙어 있다. 부바스티스 신전, 수천명의 인간이 운집해 나를 에워싸고 이름을 연호한다.
바스테트! 바스테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고양이의 한 대목이다. 사실 고양이 보다는 강아지, 아니 대형견을 좋아한다. 그런데 조카가 히메라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우리 애들도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었다. 비록 키우지는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주변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많고 동물을 좋아하는 나는 자주 포털에서 동물 사잔을 보거나 TV에서 동물 농장을 즐겨 보기 때문에 고양이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의인화된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재미로 다가왔다. 흔히 고양이 주인을 집사라고 부르는 것부터 고양이들의 갸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책의 한 대목을 더 보고 가자.
상인들은 그곳에 도착해서 우리를 향신료와 교환했어. 고양이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인도인들은 금방 우리한테 매료됐지. 그들은 인간의 몸에 고양이 머리가 달린 여신을 다시 숭배하기 시작했어. 이번에는 사티라는 이르으로 불린 그녀도 다산의 상징이었지. 고양이들은 동쪽으로만 퍼져 나간게 아니라 북쪽으로도 세를 확장했어. 기원전 900년에는 우리 조상들이 덴마크에 당도했다고 전해져. 그래서 덴마크 땅에 프레이야라는 다산의 여신을 숭배하는 전통이 생겨났어. 신성한 고양이 두 마리가 프레이야가 타고 다니던 전차를 끌었는데. 한 마리는 '사랑'을, 다른 한 말는 '자애로움'을 뜻하는 이름으로 불렸어
주인공 바스테트는 흡사 사람을 보는 듯 하고, 피타고라스는 인터넷에 접속해 인간 세계를 탐닉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인간의 전쟁통에서 고양이들은 쥐들과 싸우며 인간과 소통하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배경이 프랑스인데 고양이를 실내에서 키우기 때문에 프랑스에서 살았던 기간동안 고양이를 본 기억이 거의 없어 조금은 어색했다.
다음의 구절은 특히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가족이라고, 반려 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라고 하면서 우리가 자행하고 있는 잘못들 말이다.
당신을 받으러 모셔야 할 존재들이 당신을 집에 가둔다고 생각해 봐야. 당신에게 복종해야 할 그들이 냄새와 소리가 싫다고 당신을 멋대로 거세한다고 생각해 봐요. 극히 자연스러운 당신의 본성에서 비롯된 행동들을 못하게 한다고 생각해 봐요. 가령, 생쥐를 선물했는데 고맙다는 인사 한 마디 못 듣는다고 생각해 봐요. 무슨 재료로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사료를 당신에게 먹인다고 생각해 봐요. 어떻게 살가울 수가 있겠어요.
읽는 동안 즐겁고 책 후반의 일부분을 빼면 전혀 지루하지 않다. 고양이를 이해 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니라 소설은 소설대로 즐기고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소설이다.
고양이가 인터네을 한다는 설정은 좀 의외긴 했다. 현실성이 떨어지니까 말이다. 하긴 그래서 소설인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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