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숲

2023. 6. 15. 08:10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인간이 숲을 동경하는 이유는

그저 숲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오래된 숲의 고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기에 존재하는 미묘한 무엇인가가

 

사람의 지친 영혼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회복시켜주기 때문이다.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어떤 주제의 사진을 찍어볼까?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취미로 한다고 해도 어떤 주제가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캔디드 사진이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는게 싫기도 했다. 길가에서 소위 똑딱이로 불리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어도 자기 얼굴이 나왔을테니 보자고, 지워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가끔은 만나는데 짜증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러면서 위와 같은 숲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한때는 마을마다 우뚝 서 있는 당산나무를 찍으러 다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모두 부지런을 떨어야 할 수 있는 피사체다.

결국 먹고 살기 바빠서 요즘은 카메라를 놓은지 오래다. 하지만 좋아하는 취미는 어쩔 수 없나보다.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도시의 잡초들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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