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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

(★3) 같았다

by 소혜민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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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흠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07월 12일 출간

 

총 아홉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도둑질을 하는 주인공, 완전범죄를 꿈꾸지만 여자 친구 때문에 결국 수갑을 차게 되는 이야기, 미국에 입양되었다가 미군이 되어 한국으로 와서 부모님을 찾는 이야기,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겪게되는 몰랐던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 혜초의 모습을 찾아 떠난 스님이 토굴을 10여년 동안 파는 이야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골과 함께 사는 여자 이야기, 약과 술에 중독된 사람이야기, 글을 쓰지 못하는 작가, 아이를 잃은 아버지와 그 가해자 어머니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책 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전속력으로 마을을 벗어나자 마음이 조금 놓였다. 일을 시작한 뒤로 시도 때도 없이 누군가 쫓아오는 듯한 느낌에 공포가 일었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서 약을 먹고 있다"

 

"약을 먹고 누우면 오히려 정신이 떠 또렷하고 맑아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취침용 약봉지에 점심용 약을 더해 삼켰다"

 

"오늘 상담이 있는 날이어서 오전에 요가하고, 상담받고 집에 왔거든. 의사 선생님이 우울하거나 우리 학수가 생각날 때면 산책이나 운동을 하라고 하셔서 좀 걸을 생각이었지"

 

"그는 아버지가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했다. 열 살 이후엔 본 적이 없었다.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면 복잡한 일만 늘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몸이 아픈 사람도 마음이 아픈 사람의 이야기들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을 살면서 하나 둘 씩은 이런 아픔을 가지고 사는 것 같다. 몸이 아파서 약을 먹기도 하고 마음이 아파서 힘들어 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인 것 같다.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서로 아픈 사람들을 보듬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나저나 이 책에서 나온 '죽은자의 말을 수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캐릭터 자체가 참 신선하다고 느꼈다.  사람이 죽을 때 심장에 소량의 에너지가 남게 되는데 그것을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시신에 남은 마지막 말을 수집하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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