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29. 19:06ㆍ3D프린팅
드디어 시험 당일이다. 8시 30분까지 입실을 해야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PC로 봐야하고 나처럼 개인 PC를 지참하는 사람이 있을테니 조금 일찍 시작하는것 같다.
시험장은 서울공업고등학교 로 보라매역 7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수험표에 기재되어 있다.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나왔는데 8시 30분에 빠듯하게 도착할 듯 하다. 7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이라고 되어 있는데 지하철에는 8번 출구로 되어 있다. 잠시 망설이다가 수험표에 있는대로 7번 출구로 나갔다. 오른쪽에 학교를 끼고 가고 있다. 교문에 도착하니 안내문이 뒤로 돌아서 쭉 가다가 좌회전을 하라고 한다. 8번 출구쪽이라는 얘기다. 지나가시던 아주머니께서 길을 알려주신다.
지각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마음이 급했다. 교문에 도착해서 어디로 가면 되냐고 여쭤보니 그냥 안쪽으로 들어가란다. 다행히도 학교 안쪽 건물에 과목들이 써 있었고 층이 안내되어 있었다. 3층이라 서둘러 올라갔다.
그런데 웬걸, 고사장에 도착하니 감독관으로 보이는 분이 3D 프린터 시험 보러 왔느냐고 물으셔서 꼴등인 줄 알았는데 1등이다.
8시 23분....
수험자 대기실이 썰렁하다. 책상 위에는 학생들이 실습을 했었는지 도면이 있다. 노트북을 꺼내서 확인을 했다. 퓨전 360은 교육용 라이선스라서 네트워크가 연결이 되었을 때 로그인을 해야지만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아니면 미리 네트워크가 연결된 상태에서 프로그램에 로그인을 하고 네트워크를 끊어야 한다. 다행히 집에서 로그인해 놓은게 네트워크가 끊겼는데도 잘 동작한다. 그렇게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우르르 젊은 친구들이 몰려들었다. 나까지 총 12명이 시험을 본다고 했다.
문제는 다음에 발생을 했다. 이곳은 인벤터라는 3D 모델링 툴이 설치되어 있다고 했다. 난 생전 처음 써본 3D 모델링 툴이 퓨전 360이라 개인 노트북을 준비했다. 어제 초기화하고 퓨전 360과 신도리코 3D 프린터 DP103용 슬라이싱 프로그램을 깔았다. 엑셀같은 오피스 프로그램도 설치가 되어있으면 안된다고 해서 일일이 찾아서 지웠다. 포맷을 했냐고 해서 운영체제 다시 깔고 필요없는 프로그램은 깔고 필요 없는 프로그램들은 모두 삭제했다고 했다.
검사를 위해선 검사 프로그램을 돌려본다고 USB를 꼽고 프로그램을 돌려보더니 이상하단다. 설정을 들어가 시스템 정보를 보니 설치 일자가 2019년 노트북을 구매한 때로 되어있었다. 초기화를 할 때 데이터를 모두 삭제한다고 했으니 당연히 퀵 포맷이라도 돌아간 줄 알았더니 아니었나보다. 근 20여분 동안 실갱이가 벌어졌다. 시험용 프로그램 설치 일자를 보여주며 어제 설치한거다라고 했다. 이해는 하지만 규정상 시험을 볼 수 없다고 했다. 인벤터로 시험을 보겠느냐고 물어보길래 생전 써보지 않은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제대로 고지를 해 주고 어디서 확인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줬으면 좋았을텐데 그게 없었다.
그나저나 초기화할 때 포맷 메뉴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났다. 여기서 직접 초기화하면 안되느냐고 볼멘 소리도 했다. 12명 응시자 중에 나를 포함 3명이 노트북을 가지고 왔는데 나까지 두 명이 같은 문제였다. 알아본다고 본부까지 전화를 한 모양인데 결국 안된단다. 노트북으로는 절대 시험을 못보고 그냥 돌아가야 한단다. 환불은 어찌되느냐고 물었더니 공단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란다. 환불 가능여부도 모르니 수험료만 날리게 생겼다. 그럼 경험 삼아서 시험을 보게 해 달라고 했더니 노트북을 가져온 사람은 고사장 컴퓨터를 쓸 수 없다고 했다. 나와 말 다툼을 했던 시험관이 말했다. 아까 편의를 봐줄 수 있다고 물어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본부에서 온 나이 많은 분이 와서 싸인을 하고 고사장 컴퓨터로 그냥 시험을 보란다.. 가서 싸인을 하는데 이래도 되겠냐며 말다툼을 했던 시험관이 옆에서 뭐라고 한다.
지켜야할 규칙이 있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이게 국가고사지 않은가. 그런데 안내를 오해 없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 윈도우 설치 날짜가 시험 일주일 이내여야 하는데 그 날짜는 설정 메뉴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이다.
서둘러 접수를 한다고 내가 원하는 모델링 툴을 찾을 수 없어서 노트북을 준비한건데 화가 치솟았다. 안내를 잘보고 따라야 한다고 핀잔아닌 핀잔까지 받았다. 어디 두고 보자. 니들이 말하는 규칙을 니들이 지키나 보자. 난 방진 마스크도 챙겨왔는데 시험 준비물에 분명 있더라. 시험 본 사람들 얘기를 들으니 KF94 마스크로 대체 한다고 했음에도 혹시 몰라 어젯밤에 구입을 해 뒀었다. 그렇게 화가 났다.
결국엔 나를 포함한 두 명은 고사장 컴퓨터를 쓰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번호표(비번)를 받고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9시에 입실이라 바로 시작할 줄 알았지만 시험지 배부 후, 정말 일일이 설명을 해 주는 것을 듣고 9시 20분 정각에 시험이 시작되었다. 미리 배포한 시험지는 봐도 뭐라고 하지 않길래 넘겨봤더니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공개 9번이었다.
'미러' 두 번을 하면 어렵지 않게 퓨전 360으로는 했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생전 처음 써보는 모델링 툴이다. 설명을 해 주는 20분 내내 도면과 인벤터를 이리저리 만져봤다. 단축키는 그나마 일부는 같았다. 가능하면 시간 내에 할 수도 있겠다는 실낫같은 희망이......
그러나 모델링을 하면 할수록 한계에 부딪쳤다. 생전 처음 써 보는 툴이라 한계가 느껴지는게 당연한데도 자꾸 화가났다. 우선 하나의 2D에서 돌출이 한 번 밖에 안되었다. 물론 그런 기능이 없지는 않겠지만 생전 처음 써보는 입장에서는 그 기능을 찾을 수 없었다. 거리를 두고 돌출을 하는 방법을 찾지 못해서 길게 돌출을 하고 잘라내는 방법으로 시도를 했는데 안되는 것이다. 포기를 할까 몇 번을 고민하면서 방법을 찾고자 했다.
결국은 이미 그린 도면위에 2D를 다시 똑같이 그리고 돌출을 했다. 그랬더니 다행히도 된다. 한 고비는 그렇게 넘겼다. 한번의 고비만 있었으면 좋으련만 미러링을 하고 나서 별개의 모델로 나와야 뭔가 해 볼텐데 중간에 간격이 없이 미러링이 되어 위와 아래가 붙어버렸다. 미러링을 할 표면을 만들어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고 더이상 엄두도 나지 않았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방법을 이리저리 찾아 헤맸다.
방법을 찾고 또 찾았다. 30분이 채 안 남았다. 문제는 안풀리고 말이다.
결국 미러링하지 말고 그냥 그리기로 했다. 면따기도 없을 것 같아 일일이 계산을 해서 그리기로 했다. 계산을 잘못해 중간에 또 한번의 고비가 있었으나 스케치를 수정해서 해결을 했다. 감독관이 10분 남았다고 했다. 슬라이싱을 해야한다. 그 전에 저장된 파일을 불러 확인을 하는데 제대로 열리지 않아 두어번 재시도 끝에 성공.....
좀전에 10분이 남았다고 했으니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파일은 STEP 파일만 있어도 된단다. 그걸로 평가를 한다고 했고 나머지는 필요 없다고 했다. STEP 파일과 출력용 gcode만 있음 된다는거다.
공부를 할 때는 8개의 파일을 저장했는데 바뀐 모양이다 4개를 저장하면 된다고 했다. 모델링툴용 파일, STOP 파일, STL 파일 마지막으로 gcode 파일이다. 파일을 저장했다.
슬라이싱 프로그램에 stl을 올리니 너무 출력물 사이즈가 작다. 예상 출력시간이 1분으로 나온다. 뭔가 잘못된거다. 이렇게 포기해야 하나 하다가 모델링 파일을 열어보니 모델링의 치수는 정상이다. 어디가 꼬인걸까?
고민할 시간이 없지 않은가? 바로 출력물을 10X로 확대를 했고 슬라이싱을 거쳐 gcode를 생성했다. 10x한 출력물은 정 사이즈 같았다. 1시간 16분의 출력시간이다. 1시간 20분내에 프린트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다행히 그 시간 안쪽이었다. 슬라이싱 프로그램에서 옵션을 변경하면 속도가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그냥 설정된 대로 출력하는게 좋다고 했다.
그렇게 생전처음 써 보는 모델링 툴로 모델링을 완료했다. 3D 프린터를 가르키시는 학교 선생님께서 학생 한 명과 함께 도움와 주고 계셨고 가능하면 슬라이서나 프린터는 옵션을 바꾸지 말고 하라고 하셨다. 프린터가 각각 특성이 다르니 미리 다 설정을 해 놓으셨다고 그냥 USB만 꼽고 출력만 하면 된다고 했다.
12명이 모두 시험을 치르기 시작했는데 나와 같이 노트북을 가져왔다가 고사장 컴퓨터를 쓰는 옆 친구는 중간에 포기를 하고 나갔다. 다음은 본인의 비번을 각인을 잘못한 한 명이 퇴장을 당했다. 채점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10명이 프린터에 출력물을 걸고 기다렸다. 지루하기 짝이없는 시간이었다. 모델링을 거의 꼴찌로 제출을 하다보니 출력도 꼴찌에서 두 번째다. 어쨌거나 출력물이 나왔고 동작을 하는 것까지 확인을 하고 제출을 했다.
합격을 할 자신은 없다.
첫째, 슬라이싱을 할 때, 불러들인 STL 파일의 출력시간이 1분으로 나오는 것으로 봐서 어딘가 축적이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둘째, 라운드 처리를 하지 않았다.
세째, 예상되는 앞의 두 개 뿐만 아니라 어딘가 도면상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다음 시험을 다시 봐야할 것 같다.
그나저나 다시 필기부터 봐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시험처럼 1년 동안 필기가 유효한걸까? Qnet에선 찾을 수가 없었다.
원칙을 따르고자 했던 고사장의 시험관 분께 다른 감정은 없고 편의를 봐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시험과 관련해서 공유되는 정보가 상세해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한번에 끝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시험은 올해 11월에 있는 실기시험에서나 딸 수 있을 것 같다.
6월 24일에 오늘 본 시험 결과가 발표된다는데 합격 가능성이 있을런가 모르겠다. 큰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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