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명동성당

2020. 12. 26. 22:19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코로나로 크리스마스 마저 평상시와는 많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모일 수 없기 때문에 교회나 성당에서도 사람들이 별로 없는 초유의 상황이 왔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기분이 나질 않는다. 둘째와 막내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 달라고 졸라서 원하는 선물을 주문해 준 것 밖에 없고 트리 장식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더더욱 크리스마스 기분은 느낄 수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라도 와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었다면 기분을 조금 냈을지도 모르지만 올해는 꽤 추운데도 눈은 없었다. 평년이었다면 이브에는 성당에 다녀왔을 것이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가거나 애들을 데리고 스키장엘 갔을텐데 올해는 예약을 해 놨던 스키장 콘도마저도 취소를 했다. 최근에 찍은 사진을 봐도 어느 교회 앞에 예쁘게 꾸며졌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찍은 사진 외에는 역시나 크리스마스는 없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기분을 어디가면 느낄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하다가 집에서 멀지 않은 명동 성당을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이고 성당 안으로 가끔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으로 봐서는 행사는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미사는 아닌 것 같았다.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천명이 넘게 나오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래도 역시나 성당엘 오니 크리스마스 기분은 조금 느낄 수 있다. CBS에서 성당 외곽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모습도 보이는 것을 봐서 크리스마스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더 많았다면 좋았으련만 시절이 시절이니 만큼 성당에도 거의 사람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성당의 모습만 보자면 평상시와 크게 다를 것이 없고 다만 앞에서 본 예수 탄생을 재현한 모습만이 크리스마스 시즌임을 보여줄 뿐이다. 참 오랫만에 보는 모습이다. 

카톨릭임에도 명동 성당엘 정말 오랫만에 찾아와서 그런지 많이 낯설었다. 성당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오긴 했는데 코로나가 진정이 되고 나면 이곳으로 미사를 드리려 가족들과 함께 한 번은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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