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남산

2020. 12. 29. 22:23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집에서 불과 30분만 걸어가면 남산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남산은 정말 많이 다녔지만 아직도 못 가본 둘레길들이 아주 많다. 내가 다녀본 길은 채 30%도 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어나서 어디로 갈까 고민이 될 때에는 남산으로 가면 된다. 여유 시간에 따라 운동시간도 조절을 할 수 있다. 

오늘은 6시 30분에 집을 나서면서 9시까지만 돌아오면 되기 때문에 남산 정상, 남산 타워까지 다녀 오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집을 나섰다. 집 뒷쪽으로 가면 매봉산을 통해서 남산으로 갈 수도 있지만 남산 입구까지는 대략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남산에 오르기에 가장 빠른 길인 장충단공원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었다. 국민학생 시절 이 공원에서 야구를 하기도 했다. 지금은 공원내에 나무들이 많지만 전에는 운동장처럼 공원 가운데는 뻥 뚤려 있었다. 

 

 

장충단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우측으로는 동국대학교 정문을 볼 수 있고 좌측으로는 어린이 리틀야구장이 있다. 그 사이에 남산으로 오를 수 있는 계단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을 통해 남산으로 올라간다. 약 320여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잠이 덜깬 상태라서 숨이 가쁘다. 자주 다니시는 어르신은 성큼성큼 올라가는데 따라잡을 수가 없다. 

 

 

대략 300여개의 계단을 오르고 나면 좌측에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을 볼 수 있는데 예전에 여기에 있는 약수터에서 약수를 떠다가 먹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약수가 나오는지 다음에 확인을 해 봐야겠다. 계단을 끝까지 올라가면 남산공원길을 만난다. 우측으로 가면 남산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좌측으로 가면 국립극장까지 갈 수 있다. 나는 국립극장 쪽으로 간다. 국립극장 뒷쪽에 다다르면 우측으로 남산으로 오를 수 있는 길이 있다. 이 길은 일반차량은 다닐 수 없고 남산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나 무공해 차량만 오를 수 있다. 남산타워까지는 버스도 다니는데 무공해 버스로 알고 있다. 이 길을 통해서 타워까지 갈 수 있고 계단이 없어 오르기가 수월하다. 

 

타워쪽으로 조금 걷다보면 한양도성 순성길을 다음과 같이 만날 수 있다. 다시 계단이 나타나는데 이 계단을 통해서도 타워까지 올라갈 수 있다. 기억에는 타워까지 올라갈 수 있는 가장 힘든길이 아닐까 한다. 총 계단이 650여개가 된다. 쉬지 않고 계단을 오르다보면 숨이 턱에 찬다는 표현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마스크를 벗을 수 없어서 더욱 힘들다.

 

 

한양도성 순성길을 뒤로하고 조금더 올라가면 남산 베드민턴클럽으로 올라가는 또 다른 계단이 보인다. 남산의 모든 위로 향하는 길은 타워로 향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안가본 길로 들어선다. 한양도성 순성길보다는 계단이 많지 않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생각보다 계단이 많지는 않았지만 남산공원길을 걷는 것 보다는 많이 힘이 들었다. 이곳을 통해서 올라가도 결국은 한양도성길과 만나긴 하지만 말이다. 한참을 올라가면 남산공원길과 다시 만나게 되고 만나는 지점에서는 남산타워가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릴적 남산타워까지 아침 일찍 올라오면 팔각정 앞에서 어르신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운동을 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시절이 시절인지라 지금은 텅비어 있지만 말이다. 

 

 

날이 흐려서 서울시내의 모습은 흐리멍텅하고 멀리 있는 산들의 모습도 희미한 수묵화처럼 보인다. 남산 정상에서 보이는 강북의 모습도 그렇게 보인다. 

 

 

남산 순환도로를 내려오다가 보이는 한남대교와 경부고속도로 방면도 그렇다. 다음 사진의 좌측하단이 남산1호터널에서 나오는 차들의 모습이고 화면 중간쪽으로 멀리 한남대교 그리고 한강이 보인다. 

 

 

남산에서 국립극장까지 쭉 내려와서 보면 사거리가 나오고 정면에 반얀트리 호텔입구가 있다. 우측으로 가면 한남대교이고 좌측으로 가면 장충단공원으로 가는 방향이지만 정면의 반얀트리 호텔쪽으로 들어가서 골프 연습장 쪽으로 가다보면 한양도성순성길을 또 만날 수 있다. 골프 연습장의 바로 옆으로 바짝 붙어서 길을 만들어 놨고 골프 연습장을 지나면 광희문과 버티고개 방향으로 길이 갈라지는데 광희문 쪽이 집 방향이다. 멀리 신라호텔이 보이고 그 위에는 장충체육관이 있을 것이다. 이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진 않는 길이고 특히 여름 밤이면 으슥하기까지 했던 기억이 있다. 

 

 

두 시간을 계획했던 산책이었는데 삼십분 정도를 오버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9시10분이었다. 다음에 보이는 산책 경로에서 보면 4번이 동국대 앞 쪽에서 오른 남산이고 6번은 남산공원길로 내려온 경로이고 마지막으로 8번은 반얀트리 호텔 뒷쪽을 통해서 신라호텔쪽으로 이동한 경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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