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16. 18:06ㆍ오늘 읽은 책
박재영 지음 | 청년의사 | 2013년 08월 20일 출간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화가 나는 일은 내 성격의 문제가 아니었나보다. 이 책의 부제가 “왜 병원에만 가면 화가 날까”인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한국의 의료는 좋은 쪽으로 소개가 되기도 한다. 특히 해외에서 살아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한다. 의료 보험도 잘 되어 있는 편으로 알고 있다.
프랑스에서 4년 동안 살면서 경험한 의료 시스템은 한마디로 얘기해서 짜증나는 일이었고 병원에 갈 일이 생기면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느려터진 것은 둘째 치고 제대로 진단을 받은 것인지도 의심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 보험이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 다녀온 비용은 100% 환급을 받게 되어 있었지만 심한 감기로 인해서 동네 병원을 찾아가면 간단히 진료만 받고 처방전을 받는데만 50유로를 냈었다. 당시 환율이 1500원 정도로 7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했다. 그리고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을 갔는데 체온 측정과 문진만 간호사가 하고나서 세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시 되었다. 한국 응급실 처럼 환자가 많은 것도 아님에도 그랬다. 그래서 한국에 가족이 들어오게 되면 병원을 순례하는 것이 일과처럼 되기도 했다.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좋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기도 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어쩌다 보니 암 환자가 생겨 병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빠른 대응이라든가 시스템적으로는 나무랄 곳이 없었고 중증이라고 해서 치료비의 5%만 부담하면 되었기 때문에 가계 부담도 크지는 않았다.
전반적인 면에서 한국의 의료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이 없다. 다만 의료보험료가 생각보다 높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나도 그렇다. 자주 가지 않는 병원이지만 너무 힘들 때는 병원을 찾게 되는데 불과 2~3분 정도 의사와 대화를 나누고 약을 받아나오는 것이 전부이다보니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은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왜 치과는 그리도 비싸고 의료보험으로 보철이나 임플란트 같은 것이 안되는지도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책을 읽으면서 의사들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평생 공부를 해야하는 것도 당연히 알고 있다. 그래서 보수도 꽤나 높은 것이 사실이고 그네들이 가지고 있는 우월 의식도 조금은 고깝긴 하지만 인정해 준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의사들에 대한 생각이다.
그런데 의료 사각지대에 놓은 지역, 예를 들면 응급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지역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인기없는 과가 있고 분만시설을 갖추지 않은 산부인과 같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의사들 개개인을 욕하기보다는 정책적으로 풀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힘들거나 돈이 안되는 과에는 보수를 더 높게 책정한다거나 분만시설이 부족한 곳에는 금전적 지원등을 해 주는 등의 기본적인 정책말이다.
앞으로는 노인들에 대한 의료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서 어르신들이 요양병원에 계셔서 몇 번 방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일반 병원보다 열악한 환경으로 보였다. 앞으로는 노인의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고 나도 언젠가는 요양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 요양병원에 가겠느냐고 물어본다면 절대 반대를 할 것이다. 젊은 사람들 대부분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덴마크와 같이 직업 평등을 외치며 의사들의 급여수준이 더 낮아져야 한다거나 의사들의 우월의식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의료 정책에서 일반인들이 병원진료를 받는데 편안함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고 경제적 약자에게는 병원의 문턱을 낮춰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도시에 사는 웬만한 사람들에게는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은 좋다고 생각을 한다.
단 한가지 의사들의 우월의식 중에서 자신들을 너무 감싸고 도는 낯뜨거운 짓은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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