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에서의 삶

[산책] 벚꽃이 좋았던 4월 어느날

by 소혜민 2020. 11. 9.
반응형

금요일은 회사 전체 휴무일이었고 월요일은 개인적으로 볼 일이 있어 휴가를 냈다. 무려 나흘짜리 연휴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애들과 집에만 있자니 다들 날카로워져 있어 바람을 쐐러 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집에서 국립극장으로 해서 남산 순환버스가 다니는 길을 통해서 남산 타워 다시 남산도서관까지 가는 경로를 잡았다. 국립극장에서 퇴계로쪽으로 가는길이 평탄하고 산책하기 최적의 루트이긴 한데 아무래도 꽃이 좋은 봄에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택한 루트였다.

장충체육관에서 길을 건너 장충단공원을 지나서 국립극장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가다 보면 수표교, 유관순 상을 거쳐서 독립선언서가 있는 3.1 독립운동 기념탑을 볼 수 있다. 꼬맹이들과 함께한 나들이 길에는 가능하면 하나하나 둘러보게 된다. 내가 어릴적에 이 동네에서 살았는데 유관순 동상을 비가 오는 날 저녁 엎드린 자세처럼 가랑이 사이로 보면 구미호처럼 보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무서워서 비오는 날엔 그 근처도 가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예상한대로 예전 이맘때에 비해서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평일이라는 것도 한 몫하긴 했겠다 싶다. 20도까지 올라간다는 일기예보처럼 따뜻한 날씨였고, 미세먼지도 별로 없겠다 벚꽃 뿐만 아니라 길가에 개나리, 진달래 그리고 개나리가 보기 좋았다. 다만 코로나 때문인지 쉬어가기 좋은 전망대를 모두 폐쇄를 한 것이 아쉬웠고, 남산 타워 아래 버스 정류장에 있던 편의점도 작년까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코로나 여파인지 문을 닫고 없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멀리까지 선명하다. 한참을 쉬다가 올라온 반대쪽 남산도서관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간다.

 

 

내리막길은 사람들이 더 없다. 사이클을 타고 남산 정상에 올랐다가 내리막에서 다운힐을 즐기는 사람들이 너무 속도를 내는 바람에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것 빼고는 너무나 상쾌한 산책이었다. 내려오는 길에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맘껏 즐기면서...

 

남산 도서관까지 내려와 길을 건너 후암동, 후암동 시장을 거쳐 서울역까지 오랫만에 꽤나 긴 거리를 걸었다. 중간 중간 쉬엄쉬엄 걷다보니 집에서 나온지 거의 세시간 만에 종착지에 도착......

힘들어하는 꼬맹이들 때문에 집까지는 택시로 ......

지난 4/13에 올렸던 글을 블로그 이사를 하면서 옮겨 옵니다.

반응형

'해외에서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 부동산 정책  (0) 2020.11.09
[산책] 동대문에서 남대문을 지나  (0) 2020.11.09
[산책] 창신동  (0) 2020.11.09
코로나와 자가격리  (0) 2020.11.09
바게트가 생각날 때  (0) 2020.11.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