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8. 23:44ㆍ오늘 읽은 책
최근에 다시 읽었던 '아버지의 시말서'에 이어서 아빠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을 손에 쥐었다. '아빠는 나무다' 라는 책이다. 지금은 전자책으로 읽고 있는데 꼭 책을 사서 책장에 꽂아 두고 생각날 때 마다 한 번씩 들춰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좋다.
주인공 영호는 하나 뿐인 아들 동식의 아빠다. 동식이에게 나무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녹치 많은 않다. 모든 아빠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기도 할 것 같다. 주인공 영호는 결혼하고 나서는 작은 신문사의 기자였다. 영호는 직장인으로 끌려다니는 삶에서 내가 뭔가를 주도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녹치만은 않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비상을 꿈꾸곤 하지만 비상하긴 쉽지 않은게 현실이니까. 주인공 역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지만 고꾸라지게 된다. 생활이 안되니 아내와 아들과 헤어져서 살게된다.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영호의 아내를 욕해주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생활은 현실이다.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영호는 바닥 생활을 하면서 아들과 여행을 하던 중에 늦둥이를 둔 노신사를 만나게 되고 노신사는 늦둥이 아들에게 나무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영호는 아들 동식과 주말에만 만나는 생활을 하면서 재기를 꿈꾼다. 영호를 일으켜 세워준 영호를 믿어주는 은인을 만나는 부분은 전체적인 흐름에서 약간은 거슬리는 부분이 없지 않다. 아내 이외의 또다른 여성의 등장이기에 그랬다. 남자를 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아직까지도 이 책은 읽는 중이다. 그런 중에도 몇자 미리 적고 싶었던 이유는 가족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 같은데서 울컥하는게 있어서였다. 금수저로 태어나서 부족함이 없이 살면 모를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나면 쉴래야 쉴 수 없는게 가장의 무게다. 맞벌이라면 상황은 다를 수 있겠으나 외벌이의 경우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어떻게든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어느 귀절에선지 나도 옛 생각에 젖었고 그래서 더욱 빠져들었는지 모르겠다. 한때, 회사에서는 월급이 밀리기 시작했고 몇 개월이 지나자 생활비가 쪼들리기 시작해서 월급이 밀리는 회사에서 낮에는 근무를 하고 밤에는 대리 운전을 했었던 그때가 떠올랐다. 이직을 하기 위해서 손엔 토익책을 들고서 말이다. 그때가 오버랩 되면서 주인공에게 연민 같은 것이 느껴졌다.
통속적인 소설처럼 주인공은 결국엔 죽음을 맞이한다. 그 과정 속에서 삶의 무게에 가위도 눌린다. 삶은 어찌보면 악몽이요 어찌보면 한 없이 행복한 것 같다. 주인공이 꾸는 악몽은 저자가 주인공의 미래를 암시하는 장치 중에 하나다. 힘든 생활속에서 만나게 되는 담배같은 같은 친구 중의 하나일 수도 있겠다.
주인공은 아들을 위해서 42.915km를 완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주인공 영호를 위해서 동호회원들이 함께 달리며 외친 힘!힘!힘! 이라는 구호가 들리는 듯 하다. 주인공이 몇 번 내 뱉은
"쫄!지!마!"
라는 얘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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