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대해서는 일자무식인 꼰대 아저씨가 이 책을 들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서 패션 산업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패션은 나와는 거리가 먼 장르였다. 어두운 색의 정장이 대부분이고, 진에 티셔츠 정도가 내가 입는 대부분의 옷이다.
그랬으니 이 책을 받아 들고서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든 생각은 지루한 패션 산업 이야기이겠지 라고 상상을 했다. 그런데 목차부터가 눈길을 끌었다. Black, Purple, Blue, Green, Yellow, Orange, Brown, Red, Pink, White의 총 10가지 색에 대해서 하나하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풀어 낸다. 역사에서 시작해서 영화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를 조금 더 길게 써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가장 중의적인 의미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는 검은색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파리에 4년을 살면서 파리 시내에서 가장 많이 봤던 색도 검은색 계열이었고 항상 곁에 있는 옷의 색이 어두운 무채색이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남자들이 가끔씩 하는 말, '남자는 핑크색이지'를 떠올리며 책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그 중에 옮겨본다.
"1960년대 페미니스트 운동으로 남성 정체성이 위협이 가해지자 강한 남성의 이미지가 각광을 받았다. 남성 옷장에서 분홍색은 사라졌고, 한동안은 소년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색으로 간주되었다. 그로 인해 분홍색 옷을 입은 남자는 별난 사람 취급을 받았다."
"동성애자로 수감된 남성들에게 분홍색 삼각팬티를 착용토록 한 나치 독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에이즈 활동 단체 액트업은 동성애자들에게 억압 대신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분홍색 삼각형을 그들의 로고로 채택했다. 현재 독일에서는 남성 성종사자들을 일컬어 Rosarote(핑크-빨강)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18세기 핑크색은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지만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 어두운 작업복을 입게 되자 너무 화려한 색의 옷은 다소 촌스럽다고 여기게 되었다."
색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좋을 것 같아 책장 한켠에 꼽아두고 싶다는 생각, 의상디자인학과에 진학한 조카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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