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 읽은 책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by 소혜민 2020. 11. 10.
반응형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작가 박인경

출판 빌리버튼

발매 2018.03.07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길 때,  이 책이 수필집인지 운문집인지 아니면 사진집인지 헷갈렸다.

사진을 곁들인 메모집이라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사진을 배우지 않은 듯한 아마추어티가 뭍어나는 사진에 메모를 엮은 듯한 느낌이다.  신선하다.

서울서 직장인으로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머리를 말리지 않은채 지하철 플랫폼에 서 있는 묘사는 나를 상상하게 했다.

바쁜 아침,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지도 못한 채 바삐 출근길에 나선다.  회사에 들어가기 전, 좋아하는 카페라테 한 잔에 좋아하는 음악 한 곡을 들으며 오늘 하루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 본다. 출근하자마자 퇴근이 기다려지는 회사에 도착해 일부러 웃음을 지어본다.  그러다 가끔은 같이 일하는 동료가 건네주는 간식 하나, 상사의 칭찬 한마디에 진심으로 미소 짓는다.

나에게는 두 개의 인격체가 있다.  회사 안에서의 나 그리고 회사 밖에서의 나.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굳어 있던 나의 입은 미소로 가득차고 흐릿했던 눈빛은 반짝이기 시작한다. 회사라는 전쟁터에 들어서면 긴장감과 책임감으로 무장한 한 명의 전사가 있을 뿐이다.  전사여, 오늘도 잘 치르고 오시오.

직장 안에서 나와 잘 맞는 사람이 한 명 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숨통이 트이는지.  회사 안에서 바쁜 업무 중에도 잠깐의 눈 맞춤으로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순식간에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관계. 회사 밖에서 편안하게 만나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우리의 일이 얼마나 고된지, 그러멩도 불구하고 우리의 일이 어떤 가치와 의 미를 지니는지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관계.  학교 동창과는 나눌 수 없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지애를 느끼곤 한다.

직장을 오래 다닐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조언에서 12개월 할부로 뭔가를 사고나면 매월 할부를 낼 때 일을 해야하는 동기가 생긴다는 재미난 얘기가 있다.

이 시간만 지나면 조금은 안정되겠지 했다.  고등학교때는 대학가면, 대학 졸업하고 나면 취업하고 나면,  취업하고선 결혼하고나면….. 이러다 쉰살을 앞두고 있다.

반응형

'오늘 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긍정의 말습관  (0) 2020.11.10
진작 할 걸 그랬어  (0) 2020.11.10
미중전쟁  (0) 2020.11.10
뒤통수의 심리학  (0) 2020.11.10
흔들리는 나이, 마흔  (0) 2020.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