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6. 15:07ㆍ일상 (대만 생활 정착기)
이번 도성길 걷기는 사대문터인 돈의문과 사소문 중의 하나인 창의문은 이미 지난 여러 번의 산책 중에 봤었기 때문에 인왕산 구간을 보는데 의의가 있었다. 집에서 부터 창의문과 돈의문 터의 거리가 꽤 되는 관계로 집사람의 도움을 받아 인왕산 구간의 시작점이 될 윤동주 문학관까지는 차로 이동을 했다. 오늘의 구간을 모두 마치면 서울의 사대문과 사소문을 연결하는 한양 도성을 모두 둘러보게 된다.
윤동주문학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오려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혹은 5호선 광화문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와야 한다고 한다.
윤동주문학관을 오른쪽이 끼고 위로 올라가면 노란 개나리가 피어있는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윤동주 문학관은 사진을 찍은 곳 뒤편으로 난 도로를 통해서 올라갈 수 있다.
우리가 오르고자 하는 구간은 인왕산 지역이라고 하는 표지판이 표인다. 여기서 부터 약 1.3km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 구간보다도 서울 시내가 잘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가지고 있다. 필히 카메라를 준비해야 하는 구간이다.
사진은 올라가는 길의 반대편 쪽이다. 본격적으로 산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뒤를 돌아본 모습이다. 우리가 올라갈 길은 다음의 사진과 같다.
시작은 완만한 언덕으로 시작을 한다. 조금 올라가니 벌써부터 전망을 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인왕산은 바위가 많아서인지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꽤 많다. 나처럼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겁도 나는 구간이다. 하지만 아장아장 걷는 아가들도 올라가는 곳이니 찬찬히 올라가 보기로 한다.
4월은 푸르기 시작하는 때이고 벚꽃은 만개하여 서울 어디를 가도 벚꽃이다. 요즘은 벚꽃 시즌이어도 굳이 여의도 윤중로를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벚꽃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아름답고 좋다고 해도 과하면 넘치는 법이다.
오르다보면 일부부간은 위험해서 또 일부구간은 무너져서 그리고 군사시설로 막힌 곳도 일부 있다.
막 땀이 나기 시작할 무렵에 "한양도선 부부소나무"를 만나게 된다. 안내판을 보면 다음과 같이 써 있다.
"뿌리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이어져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을 연리지라고 합니다. 한 나무가 죽어도 다른 나무에서 영양을 공급하여 살아나도록 도와주는 연리지는 예로부터 귀하고 상서로운 것으로 여겼습니다. 연리는 두 몸이 한 몸이 된다하여 부부의 영원한 사랑을 비유합니다."
구름이 하늘을 모두 덮고 있는 꽤나 흐린 날씨다. 서울 시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서울 사진을 찍을 때는 자주 남산타워를 프레임에 넣는 버릇이 있다. 프랑스 파리에선 에펠타워가 랜드마크라면 서울에선 남산타워가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계단을 힘들게 오르다가 땀을 식힐겸 뒤를 돌아서 보면 우리가 올라온 길이 보인다. 지난 백악구간(북악산 구간)이 저 멀리까지 보인다.
이런 곳까지 어떻게 도성을 쌓았을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나타난다. 바로 정상 부근이다. 정상을 올려다보면 중앙에 도성이 끝나는 구간이 있는데 바위구간이라 더 이상 도성을 쌓지 못하고 자연이 자연스레 도성을 대신한 것을 볼 수 있다.
쫄보에겐 겁나는 바위에 붙어 있는 계단 구간이 나온다. 이 계단만 올라가면 정상이다. 윤동주 문학관부터 대략 1.5km이니 그리 먼 거리는 아닌 것 같다.
인왕산을 오른 것은 4월4일 일요일에 이었다. 그것도 점심을 먹고 출발을 했으니 한참 사람이 많은 시간이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정상에는 쉬는 사람들도 멀리 풍경을 보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 부터는 하산 길인데 올라오는 것 보다 가파른 계단이 의외로많다. 얘긴 즉슨 내려가는 것이 힘이 들기도 하겠지만 멋진 관경이 더 많다는 얘기다. 올라오고 내려가는데 힘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여 등산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올라오기는 쉬웠지만 내려가는 길은 바위를 따라 로프 난간을 이용해 내려가야 하는 구간도 있다. 올라가는 사람들은 잠시 쉬고 내려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양보해 준다. 올라오는 사람들은 숨이 차니 잠시 멈춰서 있고, 내려가는 사람들은 가파른 바위 구간이라 로프를 잡고 이동하는 것이 안전해 보인다.
내려가는 길이지만 중간에 작은 봉우리가 하나 더 보인다.
뒤를 돌아다보면 저 멀리 정상 인근이 보인다. 도성을 복원해 놓은 것이 너무 티가 나고 잘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저 멀리 봉우리에 겁없는 젊은이가 포즈를 취하는 것이 보인다. 과연 저렇게 올라가도 될까 싶다. 물론 알아서 조심하겠지만 말이다.
바위에 오르고 나면 인왕산 최고의 풍경이 보인다. 다른 사람은 볼라도 내가 보기엔 최고의 풍경,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로 보였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분이 삼각대를 펴고 풍경을 찍는 모습도 보인다.
본격적인 내리막길이다. 이 도성이 저 멀리 남산까지 쭉 끊기지 않고 이어져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면서 내려간다. 이쯤 내려오면 땀도 다 말라있다.
주변 풍경도 많이 낮아졌다.
드디어 인왕산로와 만난다. 길 너머가 사직공원인 듯 싶다.
사직공원길을 따라 걷다가 한양도성 외부순성길로 빠져 나온다. 도성과 어우러진 동네를 보고 싶어서였다.
그나마 길이 좁아 주차된 차가 없어 보기는 좋았다. 장충체육관 근처의 외부순성길에는 주차된 차들이 많아서 복잡해 보인 것에 대비된다. 하지만 나란히 걸을 수 있는 도성의 길이는 꽤 짧았다.
얼마 내려오지 않아서 잠시 도성이 끊기고 표지판이 보인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돈의문터로 가기 위해서는 월암공원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정말 얼마 가지 않아서 도성이 끊겨 있다. 표지판을 잘 보면 도성 모양으로 된 것은 도성이 남아 있는 것이고 점선은 유실된 곳이다. 월암공원까지는 가야지 다음 도성을 만날 수 있다.
좁은 골목길들이 이어진다. 바닥에 한양도성순성길이라고 되어 있는 표시와 벽 혹은 가로등에 붙어 있는 표지판을 잘 보고 따라가야 한다. 삼거리에선 정면 하단에 조그만 표지판이 보인다.
다음은 월암공원으로 들어가는 구간인데 전봇대 노란색과 검은색 도로 표지판 바로 위에 작게 표시가 되어 있다.
월암공원 내에는 표지판이 없으므로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야 한다. 공원의 끝 부분에 다다르면 다음의 사진과 같이 정면에 도성이 다시 나타난다. 도성의 좌측에 내부순성길로 들어가는 듯한 계단이 있는데 돈의문터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나보다. 앞서 가던 분들이 되돌아 나온다. 잘 살펴보면 한양도성순성길은 산책로를 따라 우측으로 가야한다는 표지판이 있다.
공원 끝자락에서 표지판을 보니 빨간 도로를 조금 내려가서 좌측으로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얼마가지 않아서 좌측에 한옥이 보인다. 예전의 모습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전에 왔을 때는 각종 체험장으로 꾸며져 있다. 갑자기 기분이 언짢아진다. 조금더 내려가면 보이겠지만 돈의문터는 크게 표시도 되어 있지 않은데 마을만 커다랗고 상술로 가득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낮은 언덕을 내려가면 보이는 길이 정동사거리이다. 여기서 돈의문이 서 있어야 한느 곳은 자전거 뒤쪽에 보이는 검은차의 두편 쯤이 될 것 같다.
버스 정류장으로 보이는 곳에 다다르면 키오스크가 있고 그걸 통해서 디지털로 복원된 돈의문을 볼 수 있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해도 우리의 사대분 중의 하나를 디지털로 복원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볼 수 있단다.
디지털 시대다. 하지만 문화유산까지도 디지털로 복원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로가 우회가 안된다면 지하도로를 뚫어서라도 복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물론 안되는 이유를 대려면 수도 없이 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얘 방법이 없는 것인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다. 제 위치에 복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내 짧은 식견으로는 정히 안된다면 돈의문을 의미하는 건축물이라도 세우고 근처 공원에라도 복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한다. 정동길을 내려가면 구 러시아 공사관도 있는 것 같은데 우리 사대문 중의 하나는 디지털 복원이라는 것이 말이 되는걸까?
한양도성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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